행동하는 시민이 대한민국의 하늘을 바꾼다

김용한 본지 기자.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사과정.

미세먼지와 함께 식사를 . . . 광화문 광장 최초 야외 레스토랑

“공기는 만인 앞에 평등합니다. 물은 가려서 마실 수 있지만 숨은 가려서 쉴 수 없습니다. 우리는 호흡 공동체, 생명 공동체입니다. 한쪽에서 병이 나면 다 른 쪽도 아픕니다.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에 맞서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맞이할 국민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여기 미세먼지와 맞서는 세계 최초의 국 민 체험 행사가 있습니다.” – <광화문 레스토랑 –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 오프닝 영상에서 발췌

2019년 5월 14일, 도심 속 시커먼 자동차 매연과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미세먼지가 뿌옇게 공기를 가득 메운 서울 광화문 광장. 그곳 광장의 북쪽, 세종대왕 동상 뒤로 아름다운 하얀색 테이블보가 덮인 마흔 개의 대형 원탁과 똑같이 하얀 커버가 씌워진 300개의 의자가 늘어서 있다. 광장을 한가득 채운 수 백 명의 사람들이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하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식사’. 말끔한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스탭들이 손님에게 정중한 자세로 식사를 나눠 주고 글래스에 와인을 따라주는 모습이 마치 고급 레스토랑 같다. 숨쉬는 것조차 힘든 텁텁한 도심 한복판의 공기 속에서 300명의 시민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충격적인 광경에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물론 도로 위의 운전자들과 시내버스 안 승객들까지 모두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이 날, 광화문 광장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광화문 레스토랑 –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로, 대한민국 최고의 한식 셰프인 윤경숙 오너 셰프가 직접 기획하고 ‘사단법인 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와 ‘슬기로운여성행동’이라는 두 NGO 단체의 주최 하에 열린 행사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식사를 한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한 윤경숙 셰프는 그 자신이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소개하였다.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미세먼지가 바로 저의 생명과 목숨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남의 일 같지 않 다”며 행사의 기획 의도를 전하는 윤 셰프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으며 호흡하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그러면서 윤 셰프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매일 눈을 뜰 때마다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내년에도 제가 살아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이 광화문 광장에서 오늘처럼 레스토랑을 열고 싶습니다.”라고.

사실 필자가 처음 이 행사의 제목을 봤을 때만 해도 설마 진짜로 식사를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레스토랑이라는 컨셉에 맞춰 행사장을 꾸미고 기껏 해야 음료와 다과 정도를 인원 수에 맞게 나눠 주고 패널들의 연설을 듣다가 가는 그런 행사일 거라 짐작했다. 그러나 눈 앞에 와인과 멋진 식사가 펼쳐지는 순간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필자처럼 설마하며 찾아온 시민들도 꽤 많았던 모양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300인 분의 식사가 나오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자 사람들은 놀라움과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스테이크, 샐러드, 빵과 과일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 식사가 예쁜 2단 도시락 형태로 제공되었다. 윤 셰프의 집안 대대로 내려왔다는 와인 같은 가양주는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 말 그대로 고급 레스토랑을 그대로 광화문 광장에 옮겨와 식사를 하는 것만 같은 기분을 거기 모인 모두가 똑같이 느꼈으리라.

과연 이 특별한 레스토랑에 초대된 손님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져 주변 테이블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정치인, 학계 인사, 공공단체인은 물론 기업 CEO, 자영업자, 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의 다양한 시민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와있었다. 모 기업에서 한 부서의 팀원들이 단체로 온 테이블도 있었고, 가족 단위로 온 테이블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놀라운건 이 곳에 모인 참석자들이 행사를 알리는 신문 지면 광고를 보고 자발적으로 행사에 참여를 원해서 모였다는 사실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참석을 원해 알음알음 모여 광장을 채웠다는 사실에 일종의 고양감이 느껴졌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민 행사가 아닌가. 출신 지역도 다양했다. 수도권에 사는 어떤 회사원은 출퇴근 길에 항상 무심하게 지나치던 광화문 광장 위에서 한 끼 식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고, 멀리 부산에서 올라온 어르신은 살면서 두 번 다시 해보지 못 할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업무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사업가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 특별한 식사에 함께 하고 있었다.

다양한 시민들이 전국에서 모이다 보니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섞여 앉게 되었는데 처음의 어색함도 잠시, 미세먼지라는 공통 이슈를 품고 모인 그들은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어느 대학생과 어르신들은 서로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하지만 열띤 토론 열기를 불태우기도 했고,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주제로 한 각종 이색적인 퍼포먼스도 빠지지 않았다. 무대 위에선 연주자가 방독면을 쓴 채 색소폰을 불고, 무대 아래에서는 방독면을 쓰고 불편한 자세로 겨우 식사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도 보인다. 언뜻 재미있어 보이지만 어쩌면 저 모습이 곧 우리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수 백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광경 자체로 하나의 파격 퍼포먼스였다. 행사장에 모인 국내·외언론사 기자들은 이 압도적인 행위 예술을 앞다투어 취재하기 위해 분주했다.

2시간의 행사 동안 평소에는 미처 체감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고, 깨끗하던 흰색 테이블 보가 점차 배기가스로 인해 오염되어 가는 것을 실제로 확인하면서 평소 보이지 않게 우리 의 폐 속으로 들어가는 미세먼지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흰 정장을 입은 사회자가 실시간으로 행사장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시간이 갈수록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대형 화면을 통해 보여주자, 누구나 할 것 없이 참석자 전원에게 주최 측이 제공한 휴대용 산소캔을 입에 대고 흡입하는 모습들이 연출되었다.

조선 왕조 이래 현재까지 광화문 광장은 국가의 중심이자 상징적인 곳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365일 각종 반정부 시위와 농성에 점거되어, 마치 매연으로 잿빛이 되어 버린 흰색 천처럼 병들어 가고 있던 광화문 광장에 대기 오염이라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시위나 농성이 아닌 문화 행사로 계몽하고 각인시키는 새로운 광장 문화의 첫 포문을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최초의 시민 참여 행위 예술이었다. 심각한 국가적, 지구적 위협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분노하거나 불안에 호소하는 대신 우리 스스로 각성하고 문제 의식을 공유하자는 메시지를 남겼고, 직접적이고 선동적인 구호를 외치는 대신 ‘생명공동체, 호흡공동체’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은유적으로 우리 가슴 속에 깊은 감동을 남긴 것이다. 조직화된 시민들이 모여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지금 시대의 광장 민주주의라면, 이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 광장에서 시작된 ‘사유(思惟)하며 토론하는 진정한 광장 민주주의’를 부활시킨 셈이다.

그로부터 약 8개월이 흐른 2020년 2월 현재, 여전히 대한민국의 상공은 탁하다.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정부는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라는 강력한 규제 조치를 들고 나섰지만,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위해 편성된 추경 예산안은 지난 해 약 60% 집행에 그쳤고 수도권 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은 그 법적 근거인 특별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시행되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내내 뿌옇게 먼지 낀 하늘이 일상이 되어 버린 가운데 대책 없는 미세먼지 경보 문자는 더 이상 우리에게 위로가 되지 못 하고, 무작정 정부의 정책을 기대하며 희망을 갖기에는 하루하루가 위태롭게 느껴진다. 과연 국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정 없는 걸까. 필자는 문득 2019년 5월 14일 광화문 광장에 함께 모였던 ‘행동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 후로 그들은 일상 속에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당시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를 기획 하고, 후원하고, 참여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어린이 희망 홍보대사 인터뷰]

김가연, 채종헌 학생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채종헌 군(청주 대성초 3학년)과 김가연 양(대전 중원초 2학년)은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어린이 희망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하늘을 염원하는 미래 세대의 희망을 전하였다. 두 홍보대사는 8개월 전 그 날의 특별한 경험을 떠올리며 조금 쑥쓰러운 듯 이야기를 전했다.

▲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어린이 희망 홍보대사 채종헌 군(왼쪽) / 김가연 양(오른쪽)

– 작년 5월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에 어린이 홍보대사로 참여했는데 어떤 이유로 참여하게 됐나요.

가연: 엄마, 아빠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아침마다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학교를 가고 항상 조심해라 건강을 걱정하시는 선생님과 부모님으로 인해 평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빠가 희망 홍보대사를 권유하셨을 때 왠지 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었어요. 넓은 광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의 생각을 정리해서 발표한다는 것이 많이 부끄럽고 떨렸지만 씩씩하게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종헌: 저를 가르쳐 주시는 어학 선생님의 권유로 이러한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평소에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 놓고 밖에서 놀지 못 하고 답답하게 마스크를 끼고 다니느라 답답함을 느꼈는데, 언젠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싶다는 제 마음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매연이 가득한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저녁을 먹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당시의 느낌을 들려주세요.

가연: 많은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밥을 먹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자동차들이 뿜어대는 매연을 함께 먹는다고 생각하니 좀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나무와 꽃들이 많이 있는 맑은 숲에서 먹는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종헌: 저는 음식을 별로 먹지 못 했어요. 주변에 차들이 엄청 많았고, 그 날따라 미세먼지도 심했던 걸로 기억해요.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가득했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진 식사를 받아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차 배기가스 때문인지 냄새도 안 좋고 숨쉬기도 힘들어서 밥을 많이 먹지 못해 아쉬웠어요.

– 만약 미래에 방독면과 마스크를 쓰고 밥을 먹거나, 깨끗한 공기를 돈 주고 사서 마셔야 하는 세상이 된다면 어떨 것 같나요.

가연: 방독면을 쓰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정말 답답할 것 같아요. 그날 행사에서도 옆 테이블의 오빠, 언니들이 마스크를 쓰고 식사를 하는걸 봤는데 방독면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힘들어 했어요. 지금도 물을 사 먹지만 공기가 나빠진다면 정말로 공기도 돈을 주고 사먹어야 된다면 엄마, 아빠가 돈을 더 많이 버느라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헌: 정말로 끔찍할 것 같아요. 그 날 행사에서도 작은 산소캔을 사람마다 하나씩 나눠줬었는데 처음엔 재미있어서 산소를 다 들이마셨어요(웃음).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산소통을 손에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셔야 한다고 상상하니 너무 불편할 것 같았어요. 어떤 분은 방독면을 끼고 색소폰을 연주하셨는데, 음악은 너무 아름다웠지만 방독면을 쓰고 연주하는 모습이 공포 영화처럼 보였어요.

– 혹시 미세먼지를 피하거나 줄이기 위해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일이 있나요.

가연: 전 원래 마스크를 안 썼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요.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십니다. 또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을 마실 때에도 보온병에 물을 담아 마시고 일회용 물병이나 종이컵은 사용하지 않아요.

종헌: 저는 집 근처 마트나 학원처럼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에는 자동차를 타지 않고 예전과 달리 걸어 다니고 있어요. 자동차 배기가스에도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서요. 조금 힘들지만 건강을 위해 열심히 해요.

–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어린이 홍보대사가 된 걸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도 아시나요? 주변 친구들이 환경에 관심은 많은 편인지.

가연: 네, 친구들과 선생님은 제가 어린이 홍보대사가 된 걸 알고 있어요. 담임 선생님은 기특하다며 칭찬해주셨지만, 학교 친구들은 대부분 환경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어서 아쉬워요. 저도 아빠나 주변 어른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면 아마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는데, 친구들에게도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종헌: 저 역시 담임 선생님 뿐만 아니라 주변 어른들, 친구들도 알고 있지만 친구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친구들이 환경에 좋지 않은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거든요. 학교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라고 하시는데 그럼에도 일회용 물병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작은 행동들을 보면 환경에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요.

– 학교에서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가연: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급식을 먹는 시간을 빼고는 밖으로 나가서 놀지 말고 학교를 올 때와 집으로 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라고 방송이 나와요. 저는 방과 후에 미리 준비한 마스크를 쓰고 학원에 가지만, 고학년 언니, 오빠들은 방송을 무시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즐겁게 운동장에서 놀곤 해요. 친구들 역시 귀찮다며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아요. 교내 방송을 아무리 해도 지키지 않는 친구들이 많은걸 보고 다른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종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 놀이를 할 수 없고, 체육도 실내 체육관에서만 할 수 있어요. 저는 원래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야구와 축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선생님께서 미세먼지가 몸에 좋지 않다고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실 때면 미세먼지가 너무 미웠어요. 또 학교에는 각 반에 공기청정기가 있어서 항상 깨끗한 공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저희 반은 코코넛씨앗과 식물을 천장에 매달아 놓는데, 선생님께서 이 식물들이 공기를 더 깨끗하게 해준다고 하셨어요.

– 우리나라의 하늘과 공기가 깨끗해 지려면 사람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가연: 미세먼지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노력하면 좋겠어요. 아빠는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자동차의 매연을 줄이기 위해 요즘 전기자동차가 나왔다.”고 말씀하셨어요. 앞으로는 사람들이 전기자동차를 많이 타고 다니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전국에 나무를 많이 심어 맑은 공기를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나무들이 많은 산이나 시골에 가보면 도시보다 훨씬 공기가 맑아요. 그렇게 맑은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저희 집 강아지 뭉치도 도시에 있을 때보다 공기가 맑은 시골에 가면 기분이 더 좋은지 이리저리 신나게 뛰어 다닙니다.

종헌: 책에서 봤는데 전기 에너지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대요.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석탄이나 석유 같은 에너지원보다는 전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전기 요금 걱정을 하세요. 과학자들이 새로운 에너지를 발명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쓰레기 분리 수거도 잘 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해요.

– 어른들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가연: 아빠는 “공기가 나쁘면 많은 병에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단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가연이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미세먼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입니다.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지만 지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떻게든 아파하는 지구를 꼭 지켜주고 싶어요.

종헌: 지구를 위해 전세계인들이 한 시간 동안 불을 끄는 ‘지구의 날’ 같은 행사나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같은 행사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지구의 날’ 처럼 우리나라도 ‘미세먼지의 날’을 만들어서 알리고 그 날만큼은 국민 모두가 미세먼지를 없애는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과도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으로 인해 해양 동물들이 죽거나 괴로워한다는 뉴스를 보고 영어 스피치 대회에 나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발표를 했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면 동물들의 고통도 줄어들고 환경 오염도 줄 것 같아 앞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가연: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파란 하늘 아래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하게 웃음 가득한 올 해를 보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얘들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뭔지 찾아보고 함께 실천해 보자!”

종헌: 오늘도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께서는 미세먼지 걱정 없던 예전 이야기를 하시며 저희들 미래를 걱정하세요. 오늘도, 내일도, 마스크 없이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좋아하는 축구도 마음껏 하고 싶어요. 깨끗한 공기, 마음껏 숨쉴 수 있는 우리나라를 만들어주세요.

[참여 기업인 인터뷰]

㈜오투랜드 조정열 대표이사

㈜오투랜드 조정열 대표이사

2017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여파로 인하여 규제가 확대되면서 그 동안 공산품으로 유통되어 오던 휴대용 산소캔이 2018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를 통해 의약외품으로 지정된 이후, 2019 년 5월 17일 휴대용 산소캔 제품에 대한 식약처의 첫 허가가 나왔다. 작년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에 휴대용 산소캔 300개를 협 찬 후원한 ‘㈜오투랜드’의 CEO 조정열 대표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미 10년 전부터 휴대용 산소캔 사업에 뛰어들어 제품 생산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창업하게 된 동기와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기업정신,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 창업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공익적인 가치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호흡이 어려우신 어르신들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을 보며 어렴풋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신선한 산소가 절실하고 급박하게 필요한 분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다 보니 이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소는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지요. 산소가 부족하여 생명과 건강, 안전에 위험이 닥칠 수 있는 어떤 상황이든지 간에 제가 만든 제품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10년 동안 회사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호흡기 환자가 많은 의료당국이나 학교의 보건실, 산악현장 등은 물론 장시간 자동차를 운행하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됩니다. 예컨대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가 안 좋다고 차창을 닫은 채로 오랜 시간 동안 운전하시는 분들도 많죠. 밀폐된 차 안에서 장기간 운전을 하다 보면 뇌에 산소가 부족하여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에 신선한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순간적인 졸음으로 인한 대형사고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건 저 스스로 운전을 하면서 직접 저희 회사 산소캔을 들이마셔 보고 나름대로 검증을 해본 것입니다.

– 효과가 있는지 대표님께서 직접 경험해 보시는군요.

저 스스로 직접 효과를 체험해야 자신 있게 대중들에게도 내놓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 나름의 기업가 정신입니다(웃음). 보복운전, 난폭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심호흡 세 번이면 화도 가라앉는데, 신선한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으로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수 있다면 도로 위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비극을 막는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관점으로도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은. 어쨌든 산소가 필요한 상황과 장소에 저희 제품이 있음으로써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사업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자 가장 큰 가치입니다.

– 사업을 운영하시는데 난관은 없으십니까.

가장 큰 어려움은 인식의 부재, 홍보의 부족이지요. 사람들이 생수는 사서 마시지만 아직 산소를 사서 마신다는건 생소하기도 하고 아직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응급상황 시에 휴대용 산소캔이 필요한 공공기관이나 학교 시설 등도 마찬가지로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 하는 것 같더군요. 이러한 인식 부족 때문에 사업이 쉽지 않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잘못된 오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여파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당시, 호흡기로 들이마신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저희 제품 역시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받기 시작했죠. 심지어 한 언론이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실제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가습기 살균제와 산소캔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잘못된 보도를 하기도 하였습니 다. 이것 역시 인식의 부재로 인한 오해와 편견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러한 과정 속에 공산품으로 유통되던 산소캔이 의약외품으로 지정되면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는데,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결국 안전성 인증을 의약외품 지정 이후 업계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아내었습니다. 다만 안전성은 인정받았으나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홍보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 첫 허가라는 쾌거를 이루시기까지 역경이 많으셨네요. 여전히 인식 부족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인식을 바꾸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깨끗한 공기,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호흡기가 약하신 분들에게 오늘날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이 가득한 공기는 정말 치명적이라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임에도 굳이 신선한 공기를 돈 주고 사서 마실 필요까지 있느냐는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알리고 일깨워주는 일이 필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작년 5월에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던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은 정말로 뜻 깊은 시민 행사였습니다.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후원에 대한 감사장을 수여 받고 있는 조정열 대표

– 작년에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에 후원을 하셨는데.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을 기획하고 주최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절감한 것이 바로 깨끗한 공기가 점점 더 소중해지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심각성을 대중이 느끼지 못 하는 것 같다는 인식 부족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작년 광화문 광장에서 보여준 그 퍼포먼스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탁한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불행한지 체감하게 해주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후원사로 기꺼이 나섰던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너무나 고맙게 생각합니다.

– 작년 행사 이후 사업에 어떤 변화는 없으셨는지?

아무래도 작년 행사를 통해 언론에 알려지고 자연스레 홍보가 되어서인지 주문량이 늘었습니다(웃음). 마침 작년 5월 14일에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행사를 치르고 같은 달 17일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었네요. 그 후로 주문량은 꾸준히 늘어 사업을 운영하는 면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주문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하셨는데,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 공해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변화도 영향이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 그렇지 않은 날보다 상대적으로 주문량이 증가합니다. 전반적인 주문량도 늘어나는 걸 보면 이제는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사서 마셔야 할 만큼 우리나라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고 느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아무래도 이 사업을 하시다 보면 정부의 환경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최근 시행되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정부가 시행하는 관련 정책에 대해서 왠만하면 개인적으로 믿고 응원하는 편입니다. 정책이라는 것이 무작정 비판하기보단 믿고 응원해야 진정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정부의 현 정책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란 점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발생되어 유입되는 미세먼지 공해가 가장 심각한 오염원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결국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정부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의 역할은 역할대로, 그와 동시에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작은 실천에 동참해야 합니다.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 같은 계몽 행사가 앞으로 더욱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행동을 보며 사람들이 느끼고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 대표님께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일상 속에서 저 스스로도 개인적인 실천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가용보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고, 자가용의 경우 부품이 오래 될수록 오염물질 배출이 심하기 때문에 자주 신품으로 교환하거나 수리를 하지요. 최근에는 배기가스 저감 장치도 달았습니다.

– 기업인으로써 또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써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알리고, 실천합시다. 공동체의 일원 모두가 심각성을 항시 인지하고 각성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발점입니다. 일상 속에서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실천을 하게 됩니다. 그래야 어떤 형태로든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무언가 행동을 합니다. 지속적으로 알리다 보면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그 사람들이 노력하고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 큰 결실을 맺게 되지 않겠습니까.

[총괄 기획자 인터뷰]

윤경숙 오너 셰프

대한민국 최고의 한식 셰프이자,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COPD)을 앓고 있는 윤경숙 오너 셰프는 작년 <광화문 레스토랑 –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을 기획하고 총 지휘한 장본인이다. 그는 작년 11월 미쉐린 가이드의 부정 의혹을 폭로하면서 공익을 위한 싸움에 집중하기 위해 5년 넘게 운영해오던 레스토랑의 문을 과감하게 닫기도 하였다. 옳다고 생각하는 목표와 소신을 위한 것이라면 누구보다 추진력 있게 실행에 옮긴다는 행동가이다. 그런 윤경숙 셰프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전례 없는 옥외 레스토랑을 열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직업이 셰프이신데,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9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을 얻은 후 살면서 죽음의 고비를 여러 번 넘겼던 사람으로써, 대기오염이 평범한 사람의 일상을, 또 인생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던 것이 기획 동기였습니다. 마침 제가 근무하는 장소가 광화문 광장에서 가까워서 떠올리게 된 아이디어가 <광화문 레스토랑 – 미세먼지 속의 다이닝>이었습니다.

– 광화문 광장에서 식사를 한다는 행위가 환경 문제와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떠올려 보면 예전에는 정말 하늘이 파랗던 것 같아요. 늘 파란 하늘을 보다 보니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하늘은 잿빛으로 변하고 마음 놓고 창문을 열지 못 하게 되었고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하는 일 자체를 항상 걱정하기 시작했죠. 사실 저처럼 늘 폐쇄된 주방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잠시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신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폐쇄된 주방 안이든 바깥의 거리이 든 상관없이 어딜 가나 늘 공기가 안 좋습니다. 예전에는 마음 놓고 숨을 쉬어도 되는 일상적인 장소와 그렇지 않은 특수한 공간의 구분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언제 어느 장소에 있든 안 좋은 공기를 마시는 것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대기 오염이 일상화된 것을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록 아직은 숨쉴 수 있는 공간도 머지 않아 내 몸을 지키기 위해 피해야만 하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었습니다. 지금 현재 안전한 곳부터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서울의 공기 가 저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식사를 할 수는 있을 정도라는 사실에 감사하지만 언젠가는 그저 숨을 쉬며 평범히 걸어 다니는 것조차 어려운 장소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서구요.

윤경숙 오너 셰프

– 셰프님 본인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계시다 보니 대기 오염의 심각함을 누구보다 가장 많이 체감하실 것 같은데, 살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다가오는게 무엇인지?

원래부터 가족력 때문에 기관지가 약했어요. 그렇지만 그 동안 숨쉬고 살기엔 별 어려움이 없었고, 아마 모르기는 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몇 배는 열심히 일하고 몸을 사리지 않으며 활기가 넘쳤던 제가 어느 날 하루 아침에 숨을 쉴 수조차 없고 일상 생활조차, 아니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든 상태가 되어버린 거죠. 사실 지난 구정 연휴에도 응급실에 실려 가야 할 만큼 심각한 호흡 곤란이 왔었는데, 불시에 찾아 오는 호흡 곤란 때문에 수시로 병원과 집을 오고 가고 생사의 경계를 오락가락 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 저의 일상 생활 속 고충이자 변화라고 할까요. 하루에 열 여섯 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하는 직업 전선의 한 일꾼이었던 제가 이제는 매 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하고, 여느 사람들처럼 생활 일선에서 땀 흘리며 일할 수 없다는 것도 저에게는 큰 심적 고통 중 하나입니다.

– 국민들이 이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아직은 괜찮다’ 라는 생각. 어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정부가 모든걸 다 해결해줘야 한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이 우리 일상에서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을 간과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지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환경 운동을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저 같은 주부라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쓰는 일회용 비닐봉지 같은걸 가능한 적게 하고, 쓰레기를 보관하고 배출하는 과정에서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것이 소소한 실천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큰 대책은 정부가 마련하겠지만 일상에서 개개인 각자가 환경 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해 나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죠. 병원에 간다고 해서 다 되는게 아닌 만큼, 우선 기본 면역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체조부터 자기 건강 관리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 드리자면 저희 남편이 의사인데, 사람들은 의사 남편과 살아서 건강 염려는 없겠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저희 아이들도 그렇고 제 건강은 저 스스로 지켜야지, 남편이 대신 지켜줄 수 없단 것을 제가 아프고 나서야 더욱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주부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공해 때문에 염려하고 탓만 할게 아니라 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기르지 않으면, 제가 하루 아침에 숨 쉬는 것조차 힘든 몸이 되어버린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건강을 잃게 된 이후에 누가 책임을 져주겠습니까. 환경 오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마시는 공기이고 우리가 숨 쉬는 세상인데, 우리 스스로가 먼저 나서서 지키지 못 하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습니다.

– 개인적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시는 일이 있는지?

제가 호흡기 질환자가 된 후부터 가능하면 아주 먼 거리가 아니고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사실 금전적으로 어려우면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저희 집 같은 경우 오래 되어 노후 된 차량은 과감히 폐차를 결정 하였고요. 화학 세제 적게 쓰기, 비닐봉지 같은 일회용 제품 사용 안 하기, 인스턴트 배달 음식 같이 포장재가 많이 들어간 제품보다는 직접 식재료를 사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작년 행사에서 다음 행사를 기약하셨는데 계획이 있으신지?

예, 말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아울러 얼마 전 제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호흡 곤란이 와서 사실은 그 자리에서 바로 죽는 줄 알았어요. 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급한 상황이었죠. 그 때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 내가 죽는구나, 이렇게 갑자기 죽음을 맞이할 수 있구나. 응급 조치 덕에 기적적으로 다시 숨을 쉬게 되는 순간 작년 광화문 광장에서 했던 제 약속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올해도 반드시 다시 광화문 레스토랑의 문을 열어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기는 오는 5, 6월쯤으로 계획하고 있고, 보다 더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 문을 열 생각입니다.

– 국민들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국민들의 작은 노력이 모여서 거대한 대기 오염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물론입니다! 사실 이 모든 대기 오염의 주범은 다름 아닌 우리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원하는 욕구, 편리함, 이런 것들을 충족하기 위해서 어느 분야의 산업이 발전한 것이고, 필요로 하는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더욱 더 환경 오염,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는 악순환의 길을 지나온 것이죠. 그렇다면 문명의 편리함을 필요로 했던 사람들이 조금은 불편을 감수하고 원초적인 것, 근본적인 것을 지켜 나가는데 힘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각자가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것, 우리 환경과 건강을 위해 무엇부터 지켜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시겠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것들, 없어도 잘 살았던 물건들이 지금은 없으면 못 산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 자체가 오염의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생각을 바꾸기 시작하는 것부터가 환경 운동의 실천이라고 확신합니다.

–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가 사는 이 땅과 이 세상 그리고 우리가 바라 보는 하늘은 결국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가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더럽힌 하늘을 우리가 깨끗이 청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에 너와 내가 따로 없다는 것부터 자각하고 사소한 생활 속 환경 운동부터 꾸준히 실천한다면 작은 힘이 모여 분명 빠른 시일 안에 푸르른 하늘, 맑은 공기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함께 노력해 주셨으면 해요. 마스크를 벗어 던질 수 있는 그 날까지.

맺음말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 2013년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 베이징의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를 빗대 처음 사용한 말로 공기 오염으로 인한 대재앙을 의미한다. 에어포칼립스는 더 이상 먼 미래 먼 나라의 이야기도 아니고, 재난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상상 속 재앙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침묵의 살인마’를 마시며 살고 있고, 우리 삶과 생명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매 순간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음에도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진정 느끼지 못 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숨을 쉴 수 없는 날이 찾아온 뒤에야 깨닫는 순간 이미 때는 늦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의 하늘 전체가 독가스와 미세먼지 장막에 검게 뒤덮이고 나면 이 세상 어디에도 피할 곳은 없어진다. 이 지구상의 공기는 하나로 이어져 순환하고 있고, 어느 누구도 공기를 가려서 호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각성, 생각의 변화다. 한 사람의 생각이 변화하면 변화된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 그렇게 공유된 생각들이 실천으로 나타나 쌓이다 보면 거대한 환경 문제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미세먼지 태풍이 인간들의 어리석은 생각과 욕망이 쌓이고 쌓인 결과의 산물이라면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명한 생각과 노력이 모여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국민들이 나설 때이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 우리가 살고 있고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 김용한

지구와에너지
(사)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가 발행하는 신개념의 컨설팅형 입법정책 계간지 매거진 '지구와에너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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