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문명을 위한 균형잡힌 에너지 식사

김중헌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수료.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인간의 몸과 에너지원

인간의 몸은 섭취한 음식에서 영양소를 공급받아 대사 활동을 통해 생명 유지 및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그 기능을 한다. 영양소는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지 여부에 따라 주영양소와 부영양소로 나뉜다. 주영양소는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흔히 3대 영양소라고 부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이에 해당된다. 부영양소는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몸을 구성하거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데 관여하며 물, 비타민, 무기염류가 이에 해당된다. 이 중에서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주영양소만을 살펴보자.

우선 탄수화물의 경우, 자연계에서 가장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영양소로 광합성의 대표적인 산물로써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명체가 이를 분해하여 에너지 대사에 사용한다. 인류가 신석기 혁명을 거쳐 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곡물의 생산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문명 사회를 일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화합물로, 오늘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 인류의 주식이 되고 있다. 탄수화물은 1g 당 4kcal의 에너지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영양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뇌와 적혈구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뇌가 원활히 작용하려면 1일 평균 적어도 100g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할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다. 만약 탄수화물이 부족할 경우 우리 몸은 단백질의 분해를 통해 포도당을 얻어 사용하게 되는데 단백질의 소모를 막기 위해서도 탄수화물의 충분한 섭취가 필수적이다.

단백질은 몸의 구성 성분 그 자체이며 다른 주영양소가 부족할 때 1g 당 4kcal의 에너지원으로 기능하는 필수 영양소이다. 생물체의 몸 안에서 단백질은 만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하게 쓰이는데, 근육과 같이 몸을 구성하는 역할은 물론 몸 안에서 복잡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효소 역시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섭취한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거나 아미노산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효소 역시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또한 면역에 중 요한 항체도 단백질로 이루어졌으며, DNA 사슬을 감아 뭉치고 2차적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히스톤(Histone)도 단백질이고, 연골, 피부, 가죽, 털, 비늘 등을 이루는 주성분 콜라겐(Collagen)과 케라틴(Keratin), 그리고 일부 호르몬까지도 단백질로 이루어진다. 즉, 생물의 기본적인 DNA 복제부터 생물의 외형 형성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정수이자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 역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이자 1g 당 9kcal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다. 지방조직은 주로 피부 밑이나 내장 주변에 축적되어 에너지를 저장하고 외부의 충격이나 냉기로부터 체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렙틴 등의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관절의 윤활, 세포막의 구성도 지방의 역할이다. 식품에 있어서도 지방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음식의 맛과 향을 책임지는 풍미성분의 대부분이 지용성이기 때문이다. 과거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도시에 집중된 엄청난 인구수를 먹이기 위해서 기존의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고열량에 맛도 좋은 지방 함유량이 높은 튀김 음식이 발달하기 시작했던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영양소의 불균형이 몸에 미치는 영향

이처럼 인간의 몸에 없어서는 안 될 구성 성분이자 에너지원인 주영양소가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거나 과하게 되면 건강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설탕, 과당 같이 분해 및 흡수가 빨리 일어나는 단순당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몸 속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높아지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는데, 인슐린의 과잉 분비로 인해 몸이 저혈당 상태에 빠지면 다시 탄수화물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인슐린 과잉 분비가 지속되면 인슐린의 기능이 저하되어 혈당이 세포로 이동하지 못하고 몸이 고혈당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당뇨의 원인이 된다. 또한 인슐린 과잉 분비로 인해 체내에서는 포도당을 쓰지 않고 저장하려는 생리 기전이 생기는데 에너지원으로 다 쓰이지 못하고 남은 포도당이 간, 혈관 등에 중성지방으로 남게 되면 각종 성인병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밥을 든든히 먹어야 힘이 난다’ , ‘밥심’ 등의 말이 많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압도적인 탄수화물 섭취량을 자랑하는만큼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특히 더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지나치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경우 몸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분해하면 케톤이라는 물질이 분비되고 이는 입냄새의 원인이 되며, 뇌와 적혈구에 공급되어야 하는 포도당이 부족해 신체 기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단백질 역시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한이 존재한다. 육류, 난류 등 고단백 음식을 장기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소화기관에 노폐물이 쌓여 소화 장애를 발생시키고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단백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분해 과정에서 질소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질소 부산물을 혈액에서 걸러주는 작용을 하는 신장에 부담을 지워 기능이 손상되는 원인이 되고, 근육 생성 및 신진대사에 쓰이고 남은 단백질은 지방으로 바뀐 뒤 간과 신장을 거쳐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간의 과부하를 촉진하기도 한다.

지방을 과하게 섭취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비만,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의 부작용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현대인에게 지방은 앞서 말한 탄수화물, 단백질과 달리 마치 존재 자체가 독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지방 또한 과도할 때 문제가 되는 법이다. 오히려 지방이 부족할 경우 음식을 섭취하여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아 과식의 원인이 되고 피부 노화를 촉진시킨다. 특히 60%가 지방으로 이루어진 뇌와 지방으로부터 70%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호두와 같은 견과류, 코코넛 오일 등의 식물성 지방의 적당한 섭취는 건강의 지름길이다.

에너지가 문명에 미치는 영향

문명이 움직이는 방식과 우리 몸이 움직이는 방식은 일맥 상통한다. 문명과 육체, 둘 다 스스로 존재하고 유지하려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음식의 섭취와 체내 대사 작용을 통해서, 문명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현상과 물질을 인간의 기술로 가공해서 각각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주영양소가 인간의 몸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 마치 톱니 바퀴처럼 맞물려 몸에 연쇄적인 부작용을 가져오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문명이 살아 숨쉴 수 있도록 해주는 에너지 역시 과하면 심각한 문제를 수반한다.

인류 문명의 시작은 불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이 화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 유일한 에너지원은 그 자신의 몸으로부터 나오는 생물 에너지가 전부였지만, 불의 힘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추위와 헐벗음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활동무대로 세력을 넓히기 시작할 수 있었고 이로써 문명이 시작되었다. 현대 사회의 화력 에너지는 대부분 화력 발전소를 가동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의 화력발전은 대부분 석탄을 태워 발전하는데 이 석탄 화력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화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결과적으로 편서풍을 타고 중국의 화력 발전소에서 불어오는 방대한 양의 미세먼지에 국내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더해져 막대한 대기 오염의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에 살면서 받는 방사선 피폭량은 0.09μSv로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살면서 받는 방사선의 양보다 세 배의 수치이다. 석탄을 구성하는 탄소 중 일부가 방사성 탄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당장 환경과 국민의 건강만을 생각해서 화석 연료를 태우지 못 하게 막을 수도 없는 것이 마치 다이어트를 위해 무작정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끊으면 몸이 바로 망가져버리는 이치와 닮아 있다. 문명을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공급과 의존도로 인해 오히려 우리의 삶, 우리의 문명을 황폐화 시키는 암세포가 되어 버린 셈이다.

불이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면 전기는 현대 문명 시작의 문을 연 제2의 불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는 이 지구촌의 밤을 밝히고, 인류를 추위에서 지켜주고, 모든 가전 제품과 인프라를 가동시킬 수 있게 해주며 특히 모든 것이 컴퓨터 서버에 기록되고 관리되는 이 정보화 시대에 말 그대로 세상이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빛이나 다름없다. 지구상에서 전기가 사라지는 순간 인류 문명은 그대로 종말을 맞이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 문명을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중의 필수 에너지이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저렴하고 효율적이며 공해가 없는 깨끗한 에너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나, 이러한 전기 에너지마저도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가 지나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전자파가 발생하고 이러한 주파수가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려는 오래 전부터 학계의 관심사였다. 2011년 6월 1일 WHO에서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종을 유발할지도 모른다고 발표한 결과에 따라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휴대전화 전자파와 뇌종양의 관련성을 인정하였으며, 고압송전선 근처에서 거주 중인 아동의 소아 백혈병 발병 위험이 2배 가량 증가한다는 연구 통계는 유명하다. 이에 대 하여 휴대전화의 전자기파가 유해하다면 인류는 훨씬 주파수가 높고 강도가 강한 태양빛의 적외선과 자외선에 의해 이미 멸종했을 거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학계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문명 사회가 전기의 은혜 속에서 지속되고 있는 한 우리는 매순간 숨을 쉬는 것처럼 전자파에 항시 노출 상태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결코 일방적으로 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입장이 아니라 전기 에너지가 방출하는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파장의 영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문명을 위한 에너지 식단

문명은 마치 인간의 몸, 생물체처럼 끊임없이 에너지를 이용해 스스로를 보존하고 유지하며 지속해 나간다. 화력, 전력, 원자력, 천연자원 등 자연에 존재하고 자연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문명의 영양소이다. 에너지 정책이란 마치 우리 문명이 건강한 생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가장 적절한 식단을 짜기 위해 고민하는 것과 같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임에도 이를 취급했을 때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해야 할 수 도 있고, 필요해서 많이 먹었는데 과잉 공급한 나머지 질병을 얻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인 석탄 화력 발전소의 가동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거나 잠재적 사고 위험성 및 방폐물 처리 문제가 발생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심지어 누군가는 환경과 건강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에너지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극단적 환경주의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우리 몸에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먹지 말자는 말과 다름 없다. 탄수화물을 끊고 단백질만 먹으면 몸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나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의 논쟁거리가 아니라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얼마나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한 문명과 지속 가능한 환경은 최종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달려 있고 에너지 문제는 에너지로만 해결할 수 있다. 현명한 정책으로 균형 잡힌 에너지의 식사를 우리 문명에게 공급하자.

– 김중헌

지구와에너지
(사)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가 발행하는 신개념의 컨설팅형 입법정책 계간지 매거진 '지구와에너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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