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에너지 변천사

민동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역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획.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프랑스 파리 11대 물리학 국가박사.

1. 우주의 진화

우주의 역사는 에너지의 변천사라 할 수 있다. 우주 전체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 즉 온도는 변했다. 이 에 따라 우주의 내부 모습이 바뀌었다. 마치, 기체인 수증기가 차가워지면서 액체인 물로 변하고, 다시 더 차가워지면 고체인 얼음으로 변하는, 상전이 과 정과 유사하다. 단지 수증기, 물, 얼음은 다 같은 물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나 우주의 구성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하다. 그러나 그 구성 물질들도 물 분자처럼 그 결합한 모양이 온도에 따라 변해 왔다. 우주의 삼라만상은 에너지 밀도의 변천 과정을 대변하고 있다.

1.1 에너지와 온도

물의 상전이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은 간단하다. 온도가 높을 때에 물 분자 들은 강력한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에 분자들 사이에 결합하려는 힘 즉 소위 ‘퍼텐셜’의 억제를 능가하여 그 구속을 벗어날 수 있어서, 활동이 자유스 러운 기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온도가 섭씨 100도 이하가 되면 이제 그 운 동에너지가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퍼텐셜의 서로 잡아당기는 구속력에 의 해 행동에 제약을 받아 물 분자들은 서로 붙어 있게 되는 액체 생태가 된다. 더 온도가 낮아지면 운동에너지는 거의 없으므로 이제는 더 심하게 구속된 상태 로 분자 배열을 바꾸면서 분자들끼리 가까이 달라붙게 되기 때문에 고체 상태 로 바뀐다. 이와 같은 상전이 현상은 우주의 모든 과정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원자들의 탄생이나 별들의 생성, 은하의 생성 등 모든 과정이 결국 운동에너 지와 ‘퍼텐셜에너지’의 경쟁 및 변화에서 비롯한다.

물체의 상호 작용의 결과인 퍼텐셜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경쟁 내지는 대 결이 우주의 역사이다. 이 대결구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개념이 온도이다. 온도 는 분자 및 그 공간에 들어 있는 구성 입자들의 평균 운동 에너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따라서 우주의 에너지 변천 과정은 그 구성 입자들의 운동에너지를 나타내는 온도를 비교하면서 이해할 수 있다. 운동에너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에너지는 퍼텐셜에너지 즉 구성 물질들 상호작용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 다. 즉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은 그만큼의 에너지가 물질 사이에 숨어 있는 퍼 텐셜 에너지로 바뀌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운동에너지는 운동을 정지하 면 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낮은 온도 즉 영도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그 것이 섭씨 영하 273.16도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절대영도)으로 온도를 표시 하는 것을 절대온도 또는 ‘K(Kelvin)’로 표시한다.

1.2 구성 물질 및 힘의 종류

우주의 구성 물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물 분자를 좀 더 가까이 살펴보자. 물 분자 하나는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한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원자는 더 작은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다. 이들이 뭉쳐서 분자를 이룬 것도 같은 과정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자들이 충분히 높은 에너지를 가지 게 되면 원자핵에서 자유스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이 에너지를 문지방 에너 지라고 부르자.) 더 나아가서 에너지가 충분하면 원자핵도 그 구성원인 핵자 즉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모두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 지 사이에 경쟁으로 이들은 결속 상태 또는 자유 상태가 결정되는 것이다. 전 자의 문지방 에너지와 핵자들의 그것은 같지 않다. 전자들의 문지방 에너지의 근원은 전기와 자기적인 힘, 전자기력이다. 그리고 양성자나 중성자들 사이에 문지방 에너지의 근원은 핵력이다. 핵력 중에는 강한 핵력과 약한 핵력으로 구분되며, 강력 및 약력이라고 부른다. 우주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력과 전자기력, 약력, 강력 이렇게 네 가지의 힘 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힘들이 입 자들 사이에 작용하여 서로 다른 퍼텐셜에너지를 갖게 한다.

그런데 이 중성자와 양성자처럼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입자는 더 근본적인 입 자 즉 소립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는 입 자가 원자라고 생각해서 Atom 이란 표현을 썼지만, 지금은 그 의미를 대신하 는 단어를 소립자라고 부른다. 이들 소립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도 위에서 지적한 네 가지 힘이다. 알려진바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소립자는 12개가 있 어서 우주의 모든 물질세계를 구성하고 있다. 그중에 전자, u-쿼크, d-쿼크, 중성미자 등 찾기 흔한 것이 있다. 나머지는 흔치 않아서 아주 특이한 환경에 서만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은하의 중심부에서는 나머지 소립자들도 생성되 고 있다. 한편 이러한 소립자들의 힘을 전달하는 매개자 4개가 있다. 광자는 전자 및 전하를 가지고 있는 물체 사이에 전자기력을 전달하고, 구루온은 강 력을 전달하고, 다른 두 개의 전달 입자는 약력을 중계하기 위해 작용한다. 모 든 입자들에 작용하는 힉스보존이라는 입자도 있다.

우주의 시작에는 이러한 물질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질량은 없고 에너지만 있는 빛의 뭉치 즉 광자로만 되어 있었다. 에너지가 너무도 강력하기 때문에‘ 빅뱅’이라 부르는 폭발이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폭발 과정에서 에 너지의 분포가 완전히 균일하지 않아서 어떤 부분은 조금 더 에너지가 몰리 고, 어디는 덜 몰려 있게 되면서, 이러한 균일하지 않은 에너지의 분포는 더 뭉침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질량이 없는 광자들이 질량이 있는 소립자 들을 탄생시키게 되었다. 그래서 빅뱅이 시작되면서 아주 순간적인 찰나 (10의 35승 분의 1초 정도) 경과 후에 우주는 강력한 에너지의 뭉치인 광자들 외 에도 쿼크와 구루온 및 위에서 언급된 다른 소립자들이 만들어졌다고 과학자 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시간대에 일어나는 사건은 여기서는 취급하지 않 으려고 한다. 단지 이후 과정, 그러니까 이들 쿼크와 구루온 및 다른 소립자들 이 에너지를 잃어가면서 서로 그 구조를 바꾸어 뭉치기도 하고 분열되기도 하 면서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만 집중하겠다.

1.3 허블과 빅뱅이론으로 본 우주

이제 우주로 우리의 눈길을 돌려보자. 우선 우주 초기에는 이러한 소립자들 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우주의 생성 시점이 약 140 억 년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빅뱅이론에 의한 우주의 초기에 대한 이해는 1929년 에드윈 허블의 실험 결과에 의해서 확실해지기 시작했 다. 이때까지 우주에 대한 이해는 두 가지 학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우주는 언제나 변함없이 정적인 상태로 유지되어 왔다는 ‘정적인 우주 설’이고, 다른 하나는 우주의 시작은 한 점에서 출발해서 계속 팽창하고 있다 는 ‘빅뱅(거대한 폭발) 우주설’이었다. 특히 이 팽창하는 우주의 시작점은 관 측되는 모든 별들의 궤적을 거꾸로 추적해서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허블은 안 드로메다은하의 많은 별들에서 나오는 빛들의 적색변이라는 특성을 연구하 여 이들 별들이 점점 멀어져 가는 속도를 측정했고, 결과는 멀리 있는 별들이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관측했다. 도플러 효과라는 현상은 지나가는 자동차의 경적이 차가 다가올 때는 원래의 음보다 높게 들리다가 지 나가서 멀어질 때는 낮은 음으로 들리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빛도 파장이 어서 이런 효과가 있으며, 그 파장의 변화가 멀어지는 별들의 속도를 잴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을 적색변이라고 한다. 이로써 소위 허블 상수를 얻을 수 있었 다.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은 가까이에 있는 별들 보다 거리에 비 례해서 더 빨리 멀어져 가고 있음을 관찰로부터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모두 모여 있는 시작점이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빅뱅이론의 초기 승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우주의 별들이 한곳에 모인 그 점에서의 에너지는 얼 마나 컷을 것인가 짐작할 수 있다. 우리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 즉 ‘은하수’에 만해도 약 일천억 개의 별이 있고, 이 별들은 우리 태양보다 대부분 크다. 그 리고 우리 우주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수 천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 고 알게 되었다. 우주 전체에는 우리 태양의 천억에 천억을 곱한 만큼의 태양 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에너지들이 한 점에 모여 있다면 그 상황은 가 히 상상을 뛰어넘는 크기이다. 이때의 온도를 추정해 보면 일억에 일억을 곱 하고 다시 일억을 곱하고, 또 일억을 곱한, 즉 억에 억에 억에 억을 곱한 절대 온도이다. 즉 1에 영을 32개 붙여서 만든 숫자 즉 10의 32승 도의 온도이다. 실제로 이러한 온도에서는 우리가 지금 이해하고 있는 모든 물리학적인 법칙 의 한계를 넘어 버린다. 즉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어떤 법칙도 적용할 수 없 는 지극히 작으면서도 엄청나게 큰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는 세상인 것이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에서 말하는 시공간적인 개념도 양자역학적인 한계를 가지게 된다. 즉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합친 이론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영역인 것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이렇게 작은 공간 에서의 불확정성이 너무 커져서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아직 도 과학자들은 그 두 이론을 합친 양자중력이론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지 못 했다. 빅뱅 즉 우주의 초기 순간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이 순 간의 1초라는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건을 내포할 수 있게 긴 시간이다.

1.4 우주의 초기 역사

우주의 시작 바로 그 찰나는 제외하고라도 다음 순간부터 현재까지의 과정 을 역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빅뱅이론은 우리가 현재 관찰할 수 있고, 알고 있는 물리학이나 천문학의 법칙에 의거해서 우주의 진화 과정 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빅뱅이론의 다음 승리는 1964년 아르노 펜지아스 (Arno Penzias)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의 실험 결과로부터 얻어졌 다. (이들은 이 업적으로 1978년 노벨 물리학 상을 수상했다.) 초기 그렇게 거 대한 에너지의 집합을 우리는 ‘불덩어리(fireball)’라고 부르는데, 140억 년이 나 지금 그 흔적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초기의 불덩어 리는 식어가면서 현재의 우주 상황으로 바뀔 것이다. 우주는 외곽에서 에너지 를 받거나 줄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우주의 팽창에 의해서 점점 식게 되지만 그 불덩어리의 흔적이 어디엔가는 있을 수 있다고 믿었다. 불덩어리 시절에 발산된 광선 즉 복사광의 파장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파 장은 우주 전체에 균일하게 퍼져 있으며, 그 파장이 가지고 있는 분포는 현재 는 섭씨 영하 270도에 해당하는 물체에서 발산한 복사광의 특성을 갖고 있음 을 알게 되었다. 우주가 시작한 지 약 140억 년 후에 이처럼 식었다. 이 복사 광이 이처럼 균일하게 우주 공간에 퍼져 있다는 것은 우주 초기에 발산된 것 임을 말하고 있다. 이 사실은 디케(Dicke)의 제안으로 알퍼(Alpher)와 허만 (Herman)이 계산한 결과와 일치했다. 이 사실은 실제로 초기에 우주는 작은 불덩어리 상태였음을 말하고 있다. 빅뱅이론의 두 번째 개가인 셈이었다. 그 러나 정확하게 어떤 순간에 발생된 빛인지는 2019년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피블스(James Peebles)에 의해서 계산되었다. 이를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다 시 빅뱅의 초기 상태로 돌아가 보자.

우주가 처음 한 점에 모든 우주의 에너지가 모여 있었던 상태에서 빅뱅 폭 발에 의해서 확장되어 초기의 온도가 10의 32승 도에 이르기 이전 단계, 즉 10의 43승 분의 1초 (이 시간을 플랑크 시간이라고 부른다.) 이전의 상태는 현존하는 물리학의 어떤 법칙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짐작 하는 것은 이 상태에서는 우리에게 알려진 힘들도 구분할 수 없는 하나의 힘 이 존재하였을 것이라는 것뿐이다. 이 시간 이후 우주의 온도는 급격히 식어 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모든 물질들이 서로 주고받는 힘들도 지금의 크기를 갖게 되었다. 아주 작은 시간 즉 100억 분의 1초가 지나서 일어난 변 화이다. 이때의 온도는 일천 조(10의 15승) 도이었다. 비로소 현재 우리가 사 용하고 있는 모든 물리학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이 시점부터는 확실한 과학적 계산에 의한 우리의 이해가 가능하게 된다. 우 주의 크기가 우리의 손의 크기만 한, 그러니까 약 10 센티미터의 반경을 가진 시기이다. 이 과정에서 소위 질량을 가지고 있는 쿼크나 구루온, 전자, 중성미 자 등의 소립자들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모든 빛들도 이 우주 내에 서만 존재하고 우주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 우주는 실제로 거대한 블랙홀이었 다. (가까이 다른 우주가 지나가고 있었다면 빨려 들어왔을 수도 있었다.) 우 주에서는 각 소립자들은 서로 충돌하고 흡수되고 방출하는 과정이 빨라서 실 제로 모두가 뒤섞인 뜨거운 수프였다. 어떤 것도 자신의 존재를 분리해서 보 여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입자들은 아주 순식간에 만들어졌다가 다른 입 자들과의 충돌에 의해서 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약 1만 분의 1초가 지난 뒤 에는 뭉쳐진 소립자들은 드디어 양성자, 중성자 등 우리가 나중에 볼 수 있는 입자의 형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온도는 10의 12승 즉 1조 도이었 다. 온도가 내려가면서 소립자들은 더 이상 마구 엉킨 수프의 형태에서, 핵자 및 다른 쿼크와 구루온 및 소립자들이 뭉쳐서 만드는 입자 알갱이가 느껴지는 새알이 있는 죽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양성자나 중 성자 새알들도 빛과 또 다른 소립자인 빛이나 전자들과 계속 작용하면서 ‘입 자 죽’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 분자의 경우를 연상해 보면 수증기 상태 라고 할 수 있지만, 어떤 원자나 분자를 만들기에는 너무 운동에너지가 큰 상 태였다. 이런 상태를 플라스마 상태라고 한다. 이 상태에서는 물질과 빛이 모 두 서로 헝클어져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우주의 팽창은 온도를 내리게 한 다. 팽창이 계속되면서 온도는 이제 거의 몇 천도로 내려오게 되는 시기에 도 달했다. 몇 십 만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이다. 우주의 크기는 1광년의 크기 로 커졌다. 이전까지는 이 거대하다면 거대한 우주가 아직도 불덩어리 상태 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든 양성자 중성자는 물론이고 헬륨 핵들도 존재할 수 있었고, 이 수프 속에서는 강력한 핵반응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태양 속에 서와 같다고 할 수 있었다. 우주 전체가 그러했기 때문에 밖으로 빛을 발할 수 는 없었다. 모든 빛은 그 속에서 돌아다녔다. 어떤 원자도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야말로 혼돈 상태의 플라스마였다. 그러나 몇 천도의 온도에 이르니까 양 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가 서로 전기적인 힘에 의해 묶여진 형태 즉 원자의 상 태가 다른 입자들과의 충돌에서 서로 떼어지지 않게 되었고, 그대로 수소 원 자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원자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수증기가 물 이 되었다고나 할까. 원자들은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따라서 원자들이 뭉쳐지 는 과정도 매우 천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원자들이 만들어지니까 그 사이로 빛이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즉 원자들 사이로 빈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광자 즉 빛들이 원자들 사이를 충돌 없이 움직이면서 흡수되지 않 고 지나게 된 것이다. ‘빛이 있으라’의 시기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빛은 그전에도 있었다. 단지 플라스마 속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플라스마 속에서 움직 이었기에 입자들과 곧바로 충돌하고 흡수되거나 또 방출되기를 거듭하고 있 었다. 광자가 충돌 없이 지나는 거리는 원자의 반경보다도 더 적었었지만, 이 제는 갑자기 그 거리가 원자들의 반경에 비해서 훨씬 커진 것이다. 어떤 원자 에서 보면 옆의 원자를 지나는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빛은 물체 속 에 갇혀있지 않을 수 있었다.

2019년 노벨 물리학 상을 수상한 제임스 피블스는 바로 이 계산을 처음으 로 보고했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빅뱅이 일어난 후 약 37만 년 이후 처음으 로 우주에 수소 원자와 헬륨 원자가 처음 만들어질 시기에 원자들 사이를 지 나던 빛의 잔재가 펜지아스와 윌슨이 측정한 우주에 만연한 영하 270도 즉 절 대온도 3’K의 복사광이며, 그 오랜 시간을 지나 지금 우주에 남아 있는 흔적 이라는 것이다. 태초에 우주에서 처음 원자들 사이를 유영하던 빛이고, 빅뱅 이 일어난 37만 년 이후에 플라스마의 혼돈 상태에서 벗어나왔던 빛이었다. 이후 불덩어리에서 현재의 우주 상태로의 진화 과정은 비교적 순조로운 흐 름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2. 다른 차원에서의 우주

빅뱅이론이 우주의 역사에 대해서 성공적으로 설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아직도 여러 가지 풀리지 않은 질문이 있다. 그 하나는 (1) 우리의 우주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2) 우주의 아주 초기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더 나아가서 (3) 우주가 만들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이다. 이 마지막 질문은 앞의 두 질문에 대한 이해와 연결되어 있지만 혹시 다른 우주의 존재 여부를 묻는 많은 의 혹들과 관련하여 우리 우주의 존재 가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리학은 아직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는 것을 먼저 밝히고, 이곳에서는 단지 이들 질문에 대한 과학자들의 노력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빅뱅이론의 주장들이나 그 이론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예측을 증명하기 위 해서는 실험적으로 검증된 사실 및 축적된 과학적 지식과 부합하는 다른 이 론들을 사용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첫 번째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 고, 우리가 비교적 정확한 해답을 할 수 있다. 이론이 없다거나 어떻게 풀어가 야 할지를 모르는 문제는 아니다. 우주가 계속 지금과 같은 팽창을 유지할지, 아니면 어느 정도 팽창하다가 정지하고 조금은 불안하지만 그 상태를 영원히 유지할지, 또는 팽창을 정지하고 다시 수축하게 될지에 대한 가능성을 계산하 고 예측하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세 가지의 가능성에 대한 답은 정밀한 측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하 고 있다. 논리는 다음과 같다.

2.1 질문(1)에 대한 고려 :

우주의 팽창의 미래를 얘기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구상에서 발사하는 로켓 과 비교하여 그 문제의 답에 접근할 수 있다. 로켓이 충분히 빠른 속도로 상승 하고 있으면 지구 중력을 벗어날 수 있고, 충분하지 않은 속도라면 상승하다 가 추락할 것이다. 탈출에 필요한 최소한의 속도를 우리는 탈출속도하고 부 른다. 초기에 수직 방향의 속도가 탈출속도와 같고 수평적으로도 어느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발사된 로켓은 지구 주위를 계속해서 회전하는 인공위성과 같이 궤도 속에 들어가서 떨어지지도 탈출하지도 못하고 돌고 있을 수 있다. 우 주가 계속 팽창하는 조건을 찾으려면 우주의 최외곽에 있는 은하의 속도를 관 측해서 이 은하가 계속 팽창할 수 있는 속도와 비교해야 한다. 우주가 그 은하 에 미치는 중력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우주 전체에 들어있는 질량의 합이 다. 우주의 크기는 대체로 알고 있지만 문제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질량의 합을 구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1929년 영국의 허블은 우주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은 가까이 있는 별 보다 그 거리에 비례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멀어 져 가고 있다는 팽창 속도에 관한 식을 완성하였다. 이 식은 우주는 초기에 한 점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우주의 팽창이 모든 부분에서 균일하 게 일어나는 것을 시사해 준다. 우주 어디에서나 모두 자신에서부터 다른 별 들은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풍선 위에 몇 개의 점을 찍고 풍 선을 불면, 이들 점들은 모두 서로 서로 멀어져 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주 외곽에 있는 은하의 속도를 구태여 잴 필요가 없으며 가까이 있는 은하의 속 도로도 계산을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우주에 속한 질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우주에 물질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면 (실제로 거대한 우주 내의 공간에 대한 평균을 보면 10억 분의 1 정도의 오차가 있을 뿐이다.) 우주 전체의 질량 을 잴 필요는 없다. 가상의 공 모양의 공간을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물질의 질량을 계산하여 공의 표면에 있는 별의 속도와 비교해 보면 된다. 즉 허블의 발견에 의해서 역시 우리는 우주 전체의 질량에 대신 충분히 큰 우주의 지역 을 대상으로 계산하여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정하에 계산 한 결과는 우리 우주는 무한히 팽창을 계속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 러나 문제는 우리가 계산하는 질량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은 다음과 같은 암흑물질의 존재 때문이다.

은하계는 많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적어도 10의 11승 개 정도의 별들이 있다. 이 외곽에서 중심에 대해 돌고 있는 별들의 속도를 재어 보면 우리의 예 상을 벗어나는 현상을 발견한다. 은하는 여러 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날개 형 태로 되어 있는데, 그 날개 외곽에 있는 별들이 중심에 가까이 있는 별들 보다 더 빨리 회전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 회전을 설명하려면 분명히 은하 중심 부 방향으로 더 실제로 측정되는 별 보다 많은 수의 별들이 있어야만 이렇게 빠른 회전을 설명할 수 있으나, 측정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빨리 돌고 있다 는 엄연한 실험 결과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소위 암흑물질의 존재 를 암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다시 말해서 우리가 관측하는데 사용하는 여러 기기들로는 측정되지 않는 물질이 그 은하에 깔려 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인 계산에 의하면 우리가 측정하는 별이나 먼지들의 질 량보다 20배나 더 많은 물질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모르는 원인은 암 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고 이름한다. 이 사실은 우리의 우주가 나중에 수축해 버릴 수 있는 우주일 것이라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우 리의 우주에 대한 지식은, 그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기 보다는 아직 도 초보 단계임을 암시한다.

2.2 질문(2)에 대한 고려

우주 초기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주 전체가 한 점에 집중되어 있는 모양새 이다. 이러한 극한적인 상황을 기술할 수 있는 물리학 이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0세기 초에서부터 발달한 양자역학은 미세한 세계의 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과학이다. 또한 일반 상대론은 중력 현상을 제대로 기술하는 이론이 다. 즉 거대한 우주를 기술할 수 있다. 하지만 우주 초기는 아주 미세한 세계이면서도 매우 거대한 에너지의 뭉치인데, 이런 환경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양 자역학과 일반 상대론이 합성되어 있어야 한다.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물리학 은 전자기력, 약력, 강력과 연관된 현상들을 성공적으로 기술하는 이론을 만 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중력을 포함한 이론을 만들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아 주 작은 크기의 세계를 보면 에너지의 요동 현상이 벌어지는 데, 이 요동은 일 반 상대론에서 말하는 시공간의 휨을 망가트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이 다. 즉 상대론에 입각한 결론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 상대론과 양자역 학이 공존할 수 있는 한계까지는 우리의 현재 지식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 너머는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한계의 크기(이를 ‘플랑 크 거리’라고 부름)는 10의 33승 분의 1 센티미터이며, 이 거리를 지나는 빛 이 걸리는 시간을 ‘플랑크 시간’이라고 하는데, 10의 43승 분의 1 초이다. 이 시간의 간격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은 양자역학이나 상대론의 영역을 벗어난 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중력장을 양자역학에 포함시키려 는 시도는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공적이지 못하다. 다 시 말하면 우주의 첫 발생 순간에서부터 플랑크 시간까지의 경과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론체계가 아직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는 말이다.

2.3 질문(3)에 대한 고려

그렇다면 과연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표준모형 즉 중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힘을 가지고 작용하는 자연현상을 기술할 수 있는 성공적인 이론은 그 에너지의 높고 낮음이나 스케일의 크고 작음에 상관하지 않고 모든 현상을 정 확하게 기술하고 있는가? 이 표준모형의 이론체계는 얼마나 만족스러운 것인 가? 중력 현상을 포함한다면 표준모형에서 모자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는가? 등 여러 질문이 나오게 된다. 우리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시작의 동기 가 무엇인지를 답해 줄 수 있는가?

전자기력, 약력 및 강력을 모두 기술하는 표준모형은 소립자들이 가담한 모 든 자연현상을 기술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 다. 왜냐하면 이 모형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19개의 상수를 실험에 의해 서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상론적인 한계를 가진다. 일반 상대론이 중 력이 왜 만들어지는가를 설명하듯, 왜 강력이 만들어지고, 왜 쿼크나 소립자 의 질량은 그렇게 정해졌으며, 힘들의 크기가 그렇게 크거나 작은지를 설명하 지 못한다. 비록 빅뱅의 발생 순간을 계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왜 우리 우 주가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또한 만일 19개의 실험에서 결정 되어 삽입된 이 수치들이 왜 그와 같은 크기를 가져야 할지 모른다. 한편, 이 러한 상수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지를 살펴보면, 이들 상수는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 전혀 예사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도 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예민한 수치들이다. 예를 들어 전자기력의 크기가 조금 변하고 핵력의 크기가 아주 조금 변한다면 인간은 고사하고 지구도 만 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상수들이 우주의 지금 상황 을 존재하게 하는데 그렇게 민감한 그 이유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노력 중에 ‘여분 차원’이라는 시 도가 있다. 그것은 우주가 우리가 믿고 있는 시공간 4차원의 세계가 아니고 5 차원이나 더 큰 차원을 가진 시스템일 수는 없는가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물 론 이 시도에는 중력을 다른 힘들과 함께 포함하여 논리적인 체제를 만들자는 데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시도를 위해서 양자역학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크기가 작아졌을 때 양자역학적인 요동 현상이 거대한 에너지를 갖고 출현한다는 것이다. 작은 크기에 맞추려면 아주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불확정성원리가 그것이 다. 소립자들이 아주 작은 크기의 우주 속에 갇혀 있으면 그 에너지가 매우 높 아지고, 이렇게 높아진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서 보면 질량이 큰 물 질과 같은 효과가 있고, 그래서 중력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 이다. 소립자 물리학자들은 이제까지 생각하던 소립자의 구조를 점입자가 아 닌 ‘끈’모양이라고 가정하기 시작했다. 끈은 한쪽 방향이 길기 때문에 양자역 학적인 요동에 의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러한 끈의 운동에 의 해서 모든 소립자가 다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12개의 다른 소립자들이 모 두 설명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끈 하나로 소립자들의 질량 과 힘의 크기에 대한 상수들을 얻어내겠다는 시도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 어진 이론체계 즉 방정식은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모두 포함하는 하 나의 식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대통일이론의 완성체가 되는 것이 라고 믿었다.

많은 시도 중에 일련의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즉, 만 일 우주가 원천적으로 4차원이 아니고 고차원이 되면 이러한 대통일이론을 만들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차원에서 기술되는 어떤 방정 식이 모든 표준모형과 중력, 즉 양자역학과 상대론의 모든 특성을 모두 간직 할 수 있다면, 그게 우주가 5차원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단지 4차원으로 그 식을 축소시키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모든 방정식이 튀 어나온다면. 즉 통일적인 이론이 4차원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고차원에서 잘 표현된다면 매우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이해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더라도 5차원적인 세상을 그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차원이 달라지면 어떤 것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2.4 다차원의 세계

영국의 작가 에드윈 아보트 (Edwin A. Abbott)는“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이란 책을 쓴 작가이다. 그는 공간 2 차원의 세계의 사 회를 그렸다. 우리가 공간 3차원에 살지만 우리의 눈의 망막에 비치는 영상은 2차원적이며, 우리는 뇌를 이용해서 3차원적인 인식을 갖는다. 2차원 세계에 산다면 그 사회의 인간은 1차원적인 영상을 가지고 2차원적인 인식을 구성할 것이다. 여하간 2차원의 세계를 공책 한 장 위에 있는 우주라고 생각할 수 있 다. 만일 공책의 아래 면에서 두꺼운 송곳이 꿰뚫고 올라오면, 2차원 인간들 은 갑자기 한 곳에서 길이 벽으로 막히고 얼마 있다가 그 막힌 것이 없어졌다 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과관계로는 이해할 수 없는 물체가 생겼다가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2차원에서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 던 것도 3차원으로 차원이 올라가면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희망은 과 학자들이 더 높은 차원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혹시 우주라는 ‘기포’의 발생이 5차원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기포’의 이동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차원의 수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시공간 4차원 보다 큰 차 원에서 식이 만들어졌다면 그 현상을 4차원으로의 투영을 하고, 그 결과가 우 리가 지금 알고 있는 모든 이해들과 상충됨이 없으면 되는 것이다. 특히 그 큰 차원과 4차원의 차이 즉 ‘나머지’ 차원의 구조는 어떻고, 왜 하필이면 인간이 4차원에 살고 있는 지도 언젠가는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혹시 다른 차원으로의 여행이 가능한 지도 흥미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특히 과학 공상 작가들에게. 그러나 이 ‘여분 차원’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아직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그냥 꿈으로 남을지, 현실로 만들 어질지 지켜볼 가치는 있다.

빅뱅으로 시작한 지금 현재의 우주가 지금의 우주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과학자들은 새로운 철학을 얘기한다. 기존의 철학은 우주에서 인간은 중심이 아니며 단지 우주 전체의 하나의 먼지보다도 더 작은 존재라는 것이 다. 예전 그리스 시대에도 이런 주장이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Copernician Principle라고 불렀다. Ptolemy 적인 주장과 쌍벽을 이루어서 오랫동안 종 교적인 갈등을 만들었던 주장이었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결국 코페르니쿠스 적인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현재의 더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면서 과학계에서 는 그 우주 구조의 섬세함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주장인 Anthropic Principle 을 얘기한다. 이는 인간이 등장하기 위해서 우주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준비’ 했어야 했다고 믿는 것이다. 지금 인간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힘 든 일이었는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실제로 우주의 모든 원칙은 바로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 원칙을 조금이라도 어긴 어 떤 생각도 틀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구가 만들어지고, 인간이 나타나서 우주를 이해하려고 하는 이 사실은 우주사적인 의미에서 다시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 민동필

지구와에너지
(사)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가 발행하는 신개념의 컨설팅형 입법정책 계간지 매거진 '지구와에너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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