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괜한 호들갑이 더 큰 문제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서울대 원자력센터장, 미국 원자력학회 펠로, 한국 공학한림원 일반회원

일본 정부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혔다. 1차 정화를 통해 방사능 농도가 저감된 상태에서 저장되어 있는 약 125만톤의 오염수를 2년 뒤부터 30년간 나누어 방류하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다수 언론은 이 방류의 영향에 대한 과학적 사실은 접어두고 국민의 일반적 반일감정에 편승해 그 위험을 과장하고 불안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방류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벌써부터 횟집을 찾는 손님의 수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 도쿄전력이 제공한 오염수 관련 정보가 다 숨김이 없고 정확함을 전제하고 사실을 차근 차근 따져보면 그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정도가 전혀 아니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다.

오염 저감수 현황과 방류 계획

그림 1. 후쿠시마 원전 부지 오염 저감수 탱크. 하나에 약 1000톤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 1000 여 개가 부지에 꽉 들어차 현재 125만톤이 저장되어 있다. 저장 탱크 최대 설치 용량은 137만톤 까지로 12만톤 정도 여유분밖에 없다. 이는 2년 정도의 생성량에 해당된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서는 현재 매일 약 140톤 오염수가 발생한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도 오염수가 생성되는 이유는 손상된 원자로 밑으로 지하수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비록 산쪽에서 흘러들어 오는 지하수를 막기 위한 동토차수벽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차단이 불가능한 것이 방류를 결정하게 된 주된 이유다.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는 정화를 통해 오염도가 저감된 상태에서 저장되는데 저장탱크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이제 약 2년간 추가 생성량 분량밖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림 1 참조)

그림 2. 후쿠시마 오명수 처리 과정과 정화 전후 오염수 상태 변화 (출처:도쿄전력)

오염수는 일단 염분제거장치를 거쳐 ALPS라는 다핵종 정화장치로 들어가 정화된다. 이온교환수지로 작동되는 ALPS를 통과하게 되면 커피 같은 색을 띠고 있던 오염수가 투명하게 되면서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 주요 방사성 물질이 대부분 제거된다.(그림 2 참조) 그러나 이온교환수지 정화 특성 상 삼중수소수라는 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삼중수소와 이온화되기 어려운 탄소14는 걸러지지 않는다. 일본은 정화장치를 거친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지만 그 처리수에는 배출 기준의 10배가 넘는 삼중수소가 포함되어 있 고 다른 핵종도 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처리수라기보다 는 오염 저감수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핵종은 배출 기준 충족

그림 3. 방사성 요오드의 정화 전후 방사능 세기 비교. 적색은 정화 전 농도. 수평축은 정화 일자. 위 그래프는 1차 설치 ALPS 설비, 아래 그래프는 2차 설치 ALPS 자료. 점선은 요오드129의 배 출 기준선. 정화 초기에는 배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음. (출처:도쿄전력)

1차 정화가 된 오염 저감수 중 일부는 삼중수소를 제외하고는 배출 기준 미만 수준으로 정화가 잘 되어 있지만 대부분인 71%는 그렇지 못하다. 일본 정부는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오염수는 ALPS 장치에 한 번 더 통과시켜 재정화하기로 했다. 재정화 실험의 결과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핵종이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토와 확인을 받은 사실이다. 탄소14도 재정화 후 농도가 줄어들지 않지만 그 농도가 배출 기준인 리터당 2000베크렐의 약 1/100 수준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로 문제가 되는 물질은 삼중수소다.

삼중수소의 농도는 저장탱크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약 70만 베크렐/ 리터 (Bq/L) 수준으로서 배출 기준인 6만Bq/L를 훨씬 상회한다. 여기서 베크렐/리터라는 단위는 1리터의 물에서 1초에 방사선이 한 개씩 나오는 방사능 세기를 말한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 저감수를 30년에 걸쳐 나누어 방출하되 다량의 물(약470배)과 섞어 배출 기준 60,000의 40분의 1인 1500Bq/L 이하로 희석한 후 배출하기로 했다. 1,500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음용수의 삼중수소 기준 1만Bq/L의 7분의 1 수준이라 사실상 후쿠시마 해역에서도 방류가 문제를 초래할 수 없는 정도로 낮다. 이는 후쿠시마 어민들을 고려한 방류 기준 하향 조정인 것이다. 혹자는 희석을 하 더라도 바다로 유입되는 삼중주소 총량은 불변하니 희석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나 희석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후쿠시마 연안의 물고기는 기준치를 훨씬 넘게 과다 피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 많지 않은 삼중수소 총량

한편 860조 베크렐이라고 알려져 있는 삼중수소의 총량은 사실 아주 많은 것은 아니다. 860조라고 하면 엄청나게 큰 수 같지만 삼중수소 1그램만 있어도 350조 베크렐의 방사선이 나온다. 이는 1베크렐의 방사능을 내기 위해서는 약 5억6천만 개의 삼중수소 원자가 있어야 하고, 삼중수소 1그램에는 약 2×1023(아보가드로수의 1/3)개의 삼중수소 원자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860조 베크렐을 내는 삼중수소의 질량은 2.4 그램에 불과하다. 삼중수소는 물 분자 중 보통 수소 하나를 치환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삼중수소 2.4그램이 포함되어 있는 삼중수소수의 부피는 16cc이다. (삼중수소 1몰 3g을 함유한 삼중수소수의 질량은 20g, 부피는 20cc) 삼중수소수 16cc가 125만톤의 물에 함유되어 있으니 저장수의 삼중수소수의 농도는 1 조분의 13 정도로 극히 낮다.

참고로 삼중수소는 형광물질로서 야광시계나 전원 없이 작동되는 비상구 표시등에 사용된다. 비상구 표시등 하나에 약 9천억 베크렐에 해당되는 삼중수소가 사용되니 후쿠시마에 저장된 삼중수소의 양은 그런 비상구 표시 등 1000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해양 확산에 의해 1조분의 1 이하로 희석되는 방사능 물질

그림 4. 독일 Kiel대학이 후쿠시마 사고 직후 방출된 방사성 세슘의 해양 확산을 전산 모의한 결 과. 방출 약 230일 후 제주 인근에 도달하지만 그 농도는 약 1조분의 1로 희석됨. 우상단의 범례 가 로그 스케일임에 유의. (출처 Kiel대학 논문 공개 영상)

음용수 기준의 7분의 1로 희석되어 방출된 오염 저감수가 거대한 태평양의 바닷물과 섞이면서 확산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근해에 도달하는 시간은 대략 7~8개월 정도다. 이는 후쿠시마 사고 직후 유출된 세슘137의 해양 확산에 대해 독일 Kiel대학에서 연구한 결과에 나와 있다.(그림 4 참조)이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를 떠난 삼중수소수는 우리나라 연안에 도달할 때 약 1조분의 1로 희석된다. 배출 당시 이미 음용수 기준의 7분의 1이었으므로 우리나라 연안에 도달할 때는 음용수 기준의 7조분의 1 이하로 희석된다. 이런 바닷물 속에 있는 물고기 몸 안에서 삼중수소수의 농도는 더 낮을 것이다. 이렇게 수조분의 1로 낮아질 삼중수소 농도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쉽게 추산할 수 있다.

현재 저장되어 있는 오염 저감수 약 130만톤을 일시에 방류한다고 가정하고 그 물이 일단 후쿠시마 앞바다 100km 너비의 정사각형 면적에 100m 깊이로 퍼진다고 상정해 보자. 그 물의 양은 1조톤이다. 130만톤이 1조톤에 퍼지면 그 농도는 100만분의 1.3이 된다. 이렇게 낮아진 농도의 삼중수 소수가 우리나라 연안까지 오면서 다시 100만분의 1 이하로 농도가 더 낮아질 수 있을 거라는 추정은 매우 타당하다. 그렇게 되면 1조분의 1로 농도 가 떨어지는 것이다.

일상생활 방사능에 비해 극히 미미한 후쿠시마 방류수의 위해도

그림 5. 우리나라 국민이 흡수하는 연간 방사선량. 1밀리시버트(mSv) 는 바나나 1만 개 섭취 시 흡수할 방사선량에 해당함.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한 연구팀이 현재 저장되어 있는 오염 저감수를 그대로 방출할 때 우리나라 국민이 받을 건강 위해도를 계산한 적이 있다. 이 결과는 원자력학회의 학술지에 게재된 바 있는데 그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 방류에 의해 우리나라 국민이 추가로 받을 방사선량은 일반인 연간 선량 제한치 1밀리시버트(엑스레이 10회 촬영 정도의 방사선량)의 7100만분의 1로 나온 바 있다. 이 논문은 현재 저장된 오염수 전량을 재정화 없이 1년에 걸쳐 방류한다는 가정하에서 매우 보수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매년 3.8밀리시버트에 해당하는 방사능을 흡수하고 살아간다.(그림 5 참조) 모든 음식물에는 칼륨40이라는 방사성 원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 몸에 상존하는 이 칼륨40에 의해 성인의 경우 4000 베 크렐의 방사선이 생성된다. 즉 우리 몸에서는 최소 4000개의 방사선이 매 초마다 방출된다는 것이다. 바나나에는 칼륨이 특별히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바나나 한 개를 섭취하면 우리는 약 0.1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능을 흡수하게 된다. 3.8밀리시버트는 바나나 3만8천 개에 해당되는 양이다. 거기에 후쿠시마 방류의 영향으로 추가되는 것은 바나나 한 개의 7100분의 1에 불과하다. 38000이 38000.00014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다.

반핵 인사들은 이 증가량이 아무리 작아도 늘어나긴 늘어나는 것이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별로 방사성 라돈 기체의 함량이 달라서 거주지에 따라 0.5밀리시버트 즉 바나나 5천 개의 방사능에 해당하는 차이는 쉽게 난다. 그에 비해 바나나 7천100 조각 중 하나에 해당하는 후쿠시마 방류수의 영향은 극도로 작으니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반핵 인사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지 알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방사선과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과 그 방사선량 정도를 알고, 후쿠시마 저장수의 방사능 양이 극도로 많지는 않고 방출 후 최소 1조분의 1 이상으로 희석되어 우리나라로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후쿠시마 방류수의 건강 위해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

과거 측정 자료로 확인된 희석의 효과

그림 6. 우리나라 연안에서 측정한 방사성 세슘농도의 변화 (출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희석의 효과는 이미 2011년 사고 직후 아무런 정화 없이 바다로 유출 된 세슘 등의 방사성물질이 우리 근해의 방사능 세기를 증가시키거나 어류에 영향을 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는 우리나라 동남서해 총 26개 지점에서 매 분기별로 해수 방사능을 측정해 결과를 제공하는데 지난 10년간 측정 결과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비교해 그 농도에 별 변화가 없음을 나타낸다.(그림 6 참조) 후쿠시마 사고 후 차수벽이 설치될 때까지는 세슘과 삼중수소가 무방비로 바다에 유입됐지만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 측정될 수준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방류 후 방사능 물질이 최소 1조분의 1로 희석이 되니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감지가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가 어민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앞에서 전제한 대로 현재 도쿄전력이 공개한 방사성물질 현황 자료가 모두 다 맞고, 숨기는 것이 없으며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계획대로 방류를 한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실질적으로 아무 위해를 끼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반핵 인사들 혹은 반일감정에 편승해 정치적 이득을 도모하는 사람들의 위험 조장 선동에 휩싸이게 되면 애꿎은 어민들과 횟집 주인들이 무고한 피해를 보게 된다. 우리 사회가 또 다시 광우병 같은 집단 광기에 빠지지 않으려면 방류수에 관한 과학적 사실 이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져야 한다. 반핵과 반일감정에 편승한 편향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정치권도 이를 이용하려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전문가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검증 참여는 꼭 필요

다만 전제된 사실의 확인을 위해 일본의 방류 계획 이행 과정에 우리나라 방사선 전문가가 독립적이고 투명한 검증에 참여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이과정에서는 우선 현재 1000여 개 탱크에 담겨 있는 오염수의 방사능 측정 기록 수치가 실제와 부합하는지 여부와 재정화 시험 결과의 재현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또 방류 후 후쿠시마 연안의 삼중수소 함량 변화 추이도 살펴봐야 한다.

한편, 후쿠시마 사고 자체가 우리나라에 국민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탈원전 정책을 유발해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 사고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만은 아니고 인재의 성격도 있었기 때문이다. 타국 땅에서 일어난 사고에 의해 발생된 이웃 나라의 국민의 정신적·경제적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배상 책임을 질 수 없더라도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이러한 일본의 선제적 대응이 양국 간의 관계가 이 방류수 문제를 넘어 개선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주한규

지구와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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