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면 듣겠다” 무한 긍정 마인드 문화CEO – 송승환 평창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특별 인터뷰

대담 : 김종록 작가 문화국가연구소장. 『금척』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풍수』 같은 베스 트셀러 소설과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근대를 산책하다』 『한국문 화대탐사』 같은 인문 교양서를 썼다.
포토 : 김주한 디자이너 김주한디자인 대표. (사)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 이사

다음 정권에선 문화예술 분야 국가예산, 전체 2%는 돼야

“어떻게 하면 국민 신바람 나게 할까 조금만 고민하면 좋은 문화 정책 나올 수 있어”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실명 위기를 겪고 있는 송승환씨를 김종록 작가가 만났다. 지난 5월18일 오후 2시, 대학로에 있는 FMC 프로덕션 사무실에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이 대부분 무급휴직 상태라서 회사 사무실은 주인들을 기다리는 컴퓨터와 빈 의자들만 눈에 띌 뿐 썰렁했다.

우리 눈의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바뀐 시각정보는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기능이 소실되어 실명되는 질환이라고 한다. (편집자 주)

“평창올림픽 총감독 맡고 맨 처음 답사 간 곳이 봉평 메밀밭”

“이 병이 대개 야맹증으로 시작해요. 어두운 곳에서나 밤에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야맹증이 초기 증상이라고 하는데 제가 젊었을 때부터 야맹증이 있었어요. 연극이 끝나 암전되면 무대에서 제가 혼자 퇴장을 못 해서 무대 감독이나 동료 배우들을 붙잡고 내려와야 했어요. 유전적인 요소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여러 번 검사해 봐도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몰라요. 병원에서는 해마다 검사를 해 보자고 하네요. 다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 병이 생겨서 과도한 스트레스도 영향을 끼쳤지 않았나 싶어요.”

바투 가다 와서 서로의 눈빛을 교환한 그의 표정은 밝았다. 목소리도 맑고 자연스러워서 예전에 보던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2월9~2월25일)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아 2015년 8월부터 2년 반 동안 몰두했다. 그 사이 대통령이 바뀌었고 문체부 장관도 3명(김종덕, 조윤선, 도종환)이나 거쳤으며 담당 국장과 실무자는 물론 조직위원장도 바뀌었다고 한다. “올림픽이 끝나고 보니까, 내 옆에는 처음에 같이 일했던 정부 관계자가 아무도 없더라”는 말에서 그가 겪었을 마음고생을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세계적인 행사에 담당자가 바뀌면 요구하는 게 달라지게 마련이고 그걸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개폐회식 연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강원도의 다섯 아이, 푸리, 누리, 아라, 해나래, 비채가 원형무대에 등장해 평화를 찾는 여정에 나선다. 아이들은 전통문화와 신화 속에서 온갖 모험을 하고 마침내 뗏목을 타고서 시간의 강물 끝에 다다른다. 거기서 디지털 문을 통과해 모두를 위한 미래를 연다. 푸리는 의사가 되고, 누리는 인공지능 로봇을 제작한다. 아라는 홀로그램 속의 팝스타가 되고, 해나래는 디지털 도시 설계자, 비채는 스마트 기술로 한글을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 1218개의 드론이 평창 밤하늘에 은빛 찬란한 오륜 마크를 수놓았다. 세계인이 열광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저한테 주문한 게 세계인의 축제에 맞는 콘셉트였어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고요. 그래서 지역적인 것, 한국적인 것과 글로벌한 것을 융합시키려고 했어요. 제가 올림픽 총감독직을 맡고 처음 답사를 간 곳이 봉평의 메밀밭이었어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생각이 났지요. 개막식에서 다섯 아이가 뗏목을 탄 그 영상 속의 강이 바로 메밀꽃 강이거든요. 콘셉트가 ‘조화와 융합’이었습니다. 한국 문화의 특성이 뭔가. 저는 우선 한국의 전통 건축에 주목했어요. 저는 한국 전통 건축의 특성을 조화라고 봤어요. 김 선생님도 잘 아시는 것처럼 도산서원이나 병산서원의 경우만 봐도 자연과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우리 고전문화의 특성을 조화로 잡았고요. 현대문화의 특성은 뭔가. 저는 융합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만든 <난타>만 해도 한국의 사물놀이와 서구의 뮤지컬이 융합한 결과물이었거든요. 세계로 뻗어가는 K팝도 우리의 신명에 미국적인 팝이 융합해 낳았다고 봐요. ‘조화와 융합’이라는 콥센트가 잡히니까 많은 아이디어가 정리되었어요. 담당자가 바뀌고 무리한 요구 사항이 많아져도 이 콘셉트로 잘 버텨낼 수 있었어요.”

눈에 이상이 생긴 건 올림픽 폐막식 바로 직후인가요?

“폐막식 끝나고 딱 한 달 지난 후부터 중상이 왔어요. 앞이 거의 안 보이니까 처음엔 무척 힘들었어요. 국내 안과들을 찾아다니다가 미국 병원도 가보고 일본 병원도 가봤고 양의가 해결 못 하니까 한의도 만나보고…. 그중에 LA에서 만난 한 의사가 6개월 안에 한쪽 눈을 완전 실명할 거라고 진단해서 그때 쇼크가 컸죠. 돌아와서 생각했어요. ‘내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뭔가. 보이지 않으면 듣자’였죠. 당장 휴대폰 문자가 안 보이니까 그걸 액정화면 꽉 차게 크게 키워서 한 자씩 봤어요.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러다가 소리로 듣는 기능을 찾아냈어요. 카톡도 소리로 들어요. 컴퓨터와 연결한 각종 IT 기기를 활용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많이 극복하고 있어요.

송승환 감독과 김종록 작가

“지난해 11월부터 원로 배우들과 유튜브를 하고 있어요. 구독자가 1만 명을 막 넘었고요, 10만 뷰를 기록한 방송도 있어요.”

배우이자 연출가신데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떻게 보세요

“사람 얼굴도 이렇게 30센티 가까이 다가가야 보여요. 그보다 멀어지면 희미하게 윤곽만 보여요. 아이패드로 모든 영화나 드라마를 봐요. 예전에 하던 일을 그런 식으로 잘 대처해서 잘 해나가고 있어요. 다행히 완전히 실명하지 않고 이 상태에서 멈췄으니까요.

유튜브 방송도 하시더군요.

“지난해 11월부터 원로 배우들과 유튜브를 하고 있어요. 구독자가 1만 명을 막 넘었고요, 10만 뷰를 기록한 방송도 있어요.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연극 <더 드레서>(정동극장)도 올 11월부터 다시 공연할 예정이고요.

일찍이 국민 모두가 아는 청춘 스타가 되어 배우와 MC, 연출가, 제작자가 되셨는데요.

“제가 여덟 살 때부터 아역 배우를 했어요. TV도 하고 연극도 하고 워낙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해서인지 일찍 회의가 들었어요. 20대가 되니까 이 직업이 좋긴 한데 좀 수동적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말하자면 작가나 연출이 캐스팅을 해줘야 내가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21세 때인 1977년 첫 제작을 했지요. 그 이후로 배우, 연출, 제작을 겸해온 거죠.

그러다가 <난타>를 제작해서 공전의 히트를 하고 한국 최초로 브로드웨이까지 진 출하셨군요.

“<난타>를 만들던 1997년까지도 국내에서는 연극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어요. 해외로 눈을 돌렸죠. 연극은 대사가 기본인데 한국어로 어떻게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겠나. 첫 번째 장애가 언어다. 비언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대사가 없는 공연, 요리 공간의 두드림 퍼포먼스 <난타>가 탄생했죠. 1997년도에 호암아트홀에서 초연을 하고 1999년도에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가서 한 달 공연해서 전회 매진 됐어요. 아, 이거면 세계로 갈 수 있겠다고 확신했지요. 그렇게 해서 1년 365일 한 작품만 공연하는 전용극장을 국내 최초로 만들게 됐어요. 지금까지 전 세계 60개국, 350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어요.”

코로나19가 <난타>의 발목을 잡았군요. 공연은 국내, 해외 모두 중단 상태지요?

“<난타> 전용관 문 닫은 지가 벌써 1년이 넘었어요.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지금쯤 2000만 관객을 돌파했을 텐데 1500만 관객에서 멈췄어요. 사무실 들어오시면서 보셨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직원이 무급휴직 상태예요. 명동, 홍대, 중국 광저우, 태국 방콕 전용관 모두 문 닫았어요. 서울 직원이 50여 명 되고 제주도 난타호텔과 난타극장 직원이 50여 명 되는데 지금 100여 명의 직원이 휴직 상태입니다. 직원들이야 고용노동부에서 월급 50%을 지원해 준다지만 아홉 개의 <난타> 공연팀 배우들 50명은 그것조차 지원을 못 받고 있어서 마음이 아파요. 프리랜서들이잖아요.”

송승환의 NANTA 공연 포스터

“항상 위기가 기회였으니까 자연스럽게 거기에 적응해 가겠죠. 아날로그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할 거고 현장성 있는 장르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겁니다.”

바야흐로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입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융합이 세계 산업계의 트렌드죠. 문화산업의 패러다임도 이제까지와는 많이 달라질 거라고들 하는데요.

“항상 위기가 기회였으니까 자연스럽게 거기에 적응해 가겠죠. 제가 유튜브를 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아날로그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처음에 코로나가 닥치니까 연극을 촬영해서 그걸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자고 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거는 생선회를 캔에 넣어서 통조림으로 팔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슨 맛이 있겠나. 연극을 촬영해서 보면 무대 현장의 맛을 살릴 수가 없어요. 디지털이 만능은 아닙니다.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할 거고 현장성 있는 장르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겁니다.”

세계로 진출한 문화산업 CEO로서 정부의 문화 정책을 어떻게 보세요.

“코로나 때문에 지금 정부의 문화 정책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요. 문화 예술인들이 잘 버텨내도록 돕는 정도겠지요. 역대 정부에서 DJ 정부가 처음으로 ‘국가예산 1% 문화부’ 시대를 열었잖아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이 인상 깊었어요. 지금 우리 영화가 세계로 진출한 계기도 그때의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에 힘입었어요.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국정기조도 뜻은 좋았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비선 실세의 개입과 예술계 블랙리스트로 묻혀버리고 말았지만요, 김 선생님도 저와 함께 문화융성위원을 하셨잖아요.”

저는 그때 칼럼리스트로서 <한국문화대탐사>를 기획하고 집필했는데 문화계 블랙 리스트 건은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문화에서 좌파를 골라내면 남는게 클래식밖에 더 있겠어요? 그때 교육문화수석과 문체부 국장들에게 보수정권일수록 문화의 숨 통을 자유롭게 터줘야 옳다고 주장했었지요. 정부가 바뀌면 사뭇 좋아질 거라고 기 대했었는데 지금 문화계 사람들은 대개가 산소호흡기를 쓰고 버티는 중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정치인들은 문화를 복지 차원에서 이해하려고만 해요. 물론 문화복지도 필요하죠. 저는 정부의 문화 정책은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트랙은, 전통문화나 순수문화예술은 정부가 보존하고 육성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요. 사물놀이가 없었다면 <난타>는 없었을 거예요. 사물놀이는 돈이 안 되는 거지만 정부가 잘 지원하고 육성했기 때문에 그 바탕 위에서 <난타>가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순수문화예술은 돈이 안 되는 거라 지원이 없으면 종사자는 굶어죽어요. 또 한 트랙은 문화를 산업으로 생각하고 키워내는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해요. 두 가지가 같이 가줘야 해요. 반도체도 위기라는데 BTS는 잘나가기만 하잖아요.”

“문화산업으로 해외에서 1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면 정부가 글로벌 네트워크 조성자금으로 50만 달러를 지원해준다고 해보세요. 아마 너도나도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고 뛰어들 걸요.”

프랑스는 1959년에 문화부를 출범하고 과감한 문화국가 정책을 펼칩니다. 우리나라도 문화기본법이 제정됐으니 문화 예산을 늘리고 문화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해치지 않는 지원책이 필요할 텐데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문화부 예산이 2~3%쯤으로 알고 있어요. K컬처가 세계로 가고 있지만 우리는 체육과 관광을 합쳐서 1.3% 정도죠. 문화 수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더 뻗어갈 걸로 봐요. 전 정부에서 2% 예산 확보하겠다고 했었는데 유야무야되고 말았죠. 문화가 돈이 되게 하려면 대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해요. 체육이나 관광은 별도로 문화 예술 분야만 2%는 돼야 해요. 그러면 김 선생님이 원하시는 문화국가가 돼요. 문화산업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왔어요.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들이 늘어가고 있잖아요. 문화산업으로 해외에서 1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면 정부가 글로벌 네트워크 조성자금으로 50만 달러를 지원해준다고 해보세요. 아마 너도나도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고 뛰어들 걸요.

“한국 정신은 오랫동안 한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이 아니고 흥이에요.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악마 얼굴에서 어디 한을 볼 수 있는가. 한에 서 흥으로 바뀌었어요. 신바람, 그 흥의 에너지를 잘 이끌면 문화가 더 발전하고 문화산업화할 수 있는 거죠.”

세계인과 나눌 만한 한국 정신을 꼽아볼 수 있을까요?

“문화는 만드는 사람이 있고 즐기는 수용자가 있죠. 문화 현장에서 제가 느끼는 것은 한국 사람들은 즐기기보다는 자신들이 문화를 만들려고 하는 창의적 욕구가 더 강해요. 전 세계에 대한민국처럼 노래방이 많은 나라는 없어요. 남의 노래를 듣기보다는 내가 노래를 하고 싶은 거죠. 아마 전 세계 유뷰브 중에 대한민국처럼 정치평론을 많이 하는 나라는 없을 거예요. 남들이 하는 평론 못 믿겠어. 내가 해야 돼. 여기 대학로에 소극장이 100개가 넘어요. 외국인 친구들에게 그 얘기를 하면, 연극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냐며 깜짝 놀라요. 전국의 연극영화과 나온 친구들이 배우가 못 되면 대학로에 와서 연극이라도 해야 하는 거예요. 그 얘기는 꼭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그만큼 창의적인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라는 거예요. 한국 정신은 오랫동안 한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이 아니고 흥이에요.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악마 얼굴에서 어디 한을 볼 수 있는가. 한에서 흥으로 바뀌었어요. 신바람, 그 흥의 에너지를 잘 이끌면 문화가 더 발전하고 문화 산업화할 수 있는 거죠.”

2002년 월드컵 응원구호가 생각나네요. 국악의 특성을 즉흥성과 엇박자로 꼽잖아요. 한국 미학의 묘미는 비대칭성에 있다고도 하고요. 여하튼 한국 문화를 세계인과 즐기 는 문화산업 글로벌 네트워크 풍토 조성이 중요하군요.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NHK에서 히트를 한 게 2003년도고요. <난 타>가 브로드웨이를 간 게 2004년도, 동방신기가 중국에서 첫 콘서트를 한 게 2005년도일 거예요. 한이 흥으로 바뀐 게 2002년 월드컵이 계기이고 그걸 계속해서 살려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저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봐요. 국민을 신바람 나게 하고 흥의 문화를 세계로 뻗어가게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을 편 가르고 문화적인 열정을 다른 방향으로 이상하게 뒤틀려놓고 꺾어놓았어요. 정치적인 논쟁과 소모로 말이죠. 저는 정치에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인데 그런게 안타까워요.”

문화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 밈(meme)이 한의 흥 진화 코드로군요. 지금 우리 한국인에게 정치적 견해나 입장 차이에 따른 대립이 매우 심각한 수준 입니다. 생존불안과 존중불안이 높은 사회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정치의 역할이 중요해요. 어떻게 하면 국민을 신바람 나게 할 수 있을까 조금만 고민하면 좋은 문화 정책이 나올 수가 있어요. 우리 국민에게는 언제든 분출할 수 있는 흥의 문화 요소가 있거든요. 코로나는 유행병이에요. 언젠가 끝날 거고 끝나면 폭발적으로 문화적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봐요.”

“눈 때문에 아무도 없는 밤에 딱 한 번 크게 울었어요. 그걸로 끝, 곧 일상생활로 돌아왔죠. 이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할 겁니다. 7월에는 일본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KBS 해설자로 가요.”

감독님은 참 낙천적이시군요. 한참 활동하시다가 갑자기 실명 위기에 처한 감독님을 인터뷰하려니까 베토벤의 생애가 떠오르네요. 베토벤은 26세 때 귓병이 나고 밤낮으로 귓속이 윙윙거렸죠. 세상에 청년 음악가가 청력을 잃고 통증에 시달렸으니 어떻게 연주를 하고 작곡을 하겠어요. 그런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쓰거든요. 고통을 뛰어넘어 환희로! 인생이란 고뇌 속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풍요하고 가장 행복할 수 있다! 그게 그의 생활철학이었다죠.

“(웃음)저는 베토벤처럼 그렇게 위대한 인물은 못 되고요. 긍정적인 건 사실이어요. 60세가 넘어서 왔잖아요. 이 병의 가장 큰 후유증이 자살이지만 전 그런 생각 안 했어요. 눈 때문에 아무도 없는 밤에 딱 한 번 크게 울었어요. 그걸로 끝, 곧 일상생활로 돌아왔죠. 이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할 겁니다. 7월에는 일본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KBS 해설자로 가요.”

“우리 국민들이 지금 너무 힘들고 흥이 없잖아요. 분노만 있어요. 좌든 우든 분노만 있어요. 정치가 그렇게 만든 거 같아요. 분노를 흥으로 바꿔서 살려내는 이벤트를 하고 싶어요.”

네? 가봐야 개폐막식 현장이 잘 보이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해설을 하세요?

“그라운드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모니터를 보고 하면 되니까요. 곧 삼성전자에서 시각장애인용 특수안경이 나와요. 그거 쓰고서 사전에 주는 정보와 총감독 경험을 살려서 하는 거죠.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할 때, 담당 공직자들은 스타디움의 VIP들과 3만 관중의 감동을 주문했어요. 저는 TV로 보는 전 세계 6억 명을 생각했어요. 모든 연출의 포커스를 TV 모니터에 맞춘 거죠.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중계도 제가 TV 모니터를 보면서 하겠다, 문제 될 게 없다고 봐요. 어쨌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을 신나게 하고 싶어요. <난타>에 무슨 철학적인 지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토리가 기가 막힌 것도 아니에요. 본 많은 사람이 그래요. 보고 나면 흥이 난대요. 그 흥을 다시 살리고 싶어요. 우리 국민들이 지금 너무 힘들고 흥이 없잖아요. 분노만 있어요. 좌든 우든 분노만 있어요. 정치가 그렇게 만든 거 같아요. 분노를 흥으로 바꿔서 살려내는 이벤트를 하고 싶어요. 눈 때문에 정치뉴스를 한 1년가량 안 보니까 그렇게 평화롭고 좋을 수가 없어요. 한국에 살면서 해외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감독님과 인터뷰하러 올 때 약간 걱정했는데 이렇게 해맑은 소년처럼 유쾌하게 대담을 진행하다 보니 장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네요. 감독님은 휘문고 다닐 때부터 집안 가장 몫을 하셨다죠? 베토벤도 17세 때부터 가장 역할을 하죠.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는 무능했고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죽거든요.

“저는 늙어서 시력을 잃었지만 베토벤처럼 20대에 그랬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심각했겠죠. 하지만 자살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제가 워낙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생활하니까 심청이 노릇을 하는 집사람이 가끔 내가 눈이 아프다는 걸 잊어먹어요. 하하하하. 왜냐하면 겉보기에 멀쩡하잖아요. 그래서 여기에 반창고를 붙이고 다닐까.(그는 왼쪽 눈에다 손가락 하나를 갖다 대며 소리 내 웃었다.)”

자신이 환자임을 의식하지 않고 밝게 사시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100세 시대, 우리는 누구나 장애우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장애우들이나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내는 삶을 사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한 말씀.

“암 환자들도 암하고 같이 산다고 하잖아요. 장기는 오래 쓰면 언젠가 고장 나기 마련이죠. 달래가면서 같이 가야죠 뭐. 눈이 잘 안 보이니까 귀가 잘 들려요. 작년에 <더 드레서> 연극을 할 때, 대사가 굉장히 많았는데 대본을 못 보니까 다 듣고 외웠거든요. 눈으로 보고 외우는 것보다 오히려 더 빨리 외워지더라고요. 우리 속담처럼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 수 있어요.

– 송승환 · 김종록과의 인터뷰

지구와에너지
(사)한반도평화에너지센터가 발행하는 신개념의 컨설팅형 입법정책 계간지 매거진 '지구와에너지' 입니다.

61 thoughts on ““안 보이면 듣겠다” 무한 긍정 마인드 문화CEO – 송승환 평창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특별 인터뷰

  1. Your style is unique in comparison to other folks I’ve read stuff from.
    Many thanks for posting when you’ve got the opportunity, Guess I’ll just book mark this web site.

    Also visit my site; Claire

  2. With havin so much content and articles do you ever run into any issues
    of plagorism or copyright infringement? My site has a lot of exclusive content I’ve either created myself or outsourced but it looks like a lot of it
    is popping it up all over the web without my agreement.

    Do you know any ways to help prevent content from being stolen? I’d certainly appreciate it.

    Also visit my web blog Keto Premium Shot Review

  3. I really like your blog.. very nice colors & theme.
    Did you create this website yourself or did you hire someone to do it for you?
    Plz reply as I’m looking to construct my own blog and would like to
    find out where u got this from. thanks

    Take a look at my web site – mpc-install.com

  4. Hey there! This is my first comment here so I just
    wanted to give a quick shout out and tell you I truly enjoy reading your articles.
    Can you recommend any other blogs/websites/forums
    that go over the same subjects? Thank you so much!

    Here is my homepage; Metabo Fix

  5. We are a group of volunteers and opening a new scheme in our community.
    Your web site offered us with valuable info to work on. You’ve done a formidable job and our entire community will be grateful to you.

    Here is my homepage … Christiane

  6. I simply needed to thank you very much again. I am not sure what I would’ve created in the
    absence of the actual creative ideas provided by you about this
    field. It previously was an absolute terrifying situation in my
    position, nevertheless being able to see your well-written manner you solved the issue made me to jump with delight.
    Now i am happier for your assistance as well
    as expect you know what a great job that you’re doing training people today by way of your website.
    I know that you haven’t met any of us.

    Here is my web-site: http://www.medflyfish.com

  7. I am not sure where you’re getting your info, but great topic.
    I needs to spend some time learning more or understanding more.

    Thanks for excellent info I was looking for this info for my
    mission.

  8. Greetings from Ohio! I’m bored at work so I decided
    to check out your blog on my iphone during lunch break. I really like the information you provide here and can’t wait to take a
    look when I get home. I’m amazed at how quick your blog loaded on my cell phone ..
    I’m not even using WIFI, just 3G .. Anyways, great site!

    Also visit my blog; Darren

  9. With havin so much content do you ever run into any problems of
    plagorism or copyright violation? My blog has a lot
    of exclusive content I’ve either authored myself or
    outsourced but it looks like a lot of it is popping it up all over the internet without
    my permission. Do you know any techniques to help reduce content from being ripped off?
    I’d really appreciate it.

    my blog :: Muama Ryoko Portable Wifi

  10. Oh my goodness! Impressive article dude! Many thanks, However I am experiencing troubles with your RSS.

    I don?t know why I am unable to join it. Is there anybody else getting
    similar RSS issues? Anyone that knows the solution will you kindly respond?
    Thanks!!

    Feel free to surf to my website :: Max Rize

  11. Hi there! This blog post couldn’t be written much better!

    Going through this post reminds me of my previous roommate!
    He continually kept preaching about this. I’ll forward
    this post to him. Pretty sure he’s going to have a good read.
    Thank you for sharing!

    Review my website – mtasa-forum.com

  12. Hmm it seems like your blog ate my first comment (it was super long) so I guess I’ll just sum it up what I wrote
    and say, I’m thoroughly enjoying your blog. I too am an aspiring blog blogger but I’m still new to everything.
    Do you have any helpful hints for first-time blog writers?
    I’d certainly appreciate it.

    Feel free to visit my web-site :: patimood.net

  13. I would like to take the chance of thanking you for the professional
    advice I have usually enjoyed checking out your site.
    We’re looking forward to the commencement of my college research and the general prep would
    never have been complete without consulting your web site.
    If I may be of any help to others, I will be ready to help as a result
    of what I have learned from here.

    my site :: website

  14. Can I simply just say what a comfort to find somebody that truly knows
    what they are discussing on the internet. You actually
    know how to bring a problem to light and make it important.

    More people need to read this and understand this side of the story.
    I was surprised you’re not more popular because you surely possess the
    gift.

  15. YyuTWo You ave made some really good points there. I looked on the web for additional information about the issue and found most individuals will go along with your views on this web site.

  16. Wow, marvelous weblog structure! How long have you ever been blogging for?
    you made running a blog look easy. The total glance of your site is excellent, as well as
    the content![X-N-E-W-L-I-N-S-P-I-N-X]I simply could not depart
    your site prior to suggesting that I actually enjoyed the standard info a person provide
    in your guests? Is going to be again frequently in order to investigate cross-check new posts.

    Stop by my blog :: http://clubriders.men/viewtopic.php?id=737254

  17. Hello there, I found your web site via Google at the same time
    as searching for a related matter, your website got here up, it appears
    great. I have bookmarked it in my google bookmarks.[X-N-E-W-L-I-N-S-P-I-N-X]Hi there,
    simply was aware of your weblog thru Google, and found that it’s really informative.
    I am going to be careful for brussels. I’ll be grateful if you happen to proceed this in future.
    Lots of folks shall be benefited out of your writing. Cheers!

    my web-site :: http://www.zgyssyw.com/

  18. Hi there! I understand this is kind of off-topic but I needed to ask.
    Does running a well-established website such as yours require a lot of work?

    I am completely new to operating a blog however
    I do write in my journal daily. I’d like to start a blog so I will be able to share my own experience and views
    online. Please let me know if you have any kind of suggestions or tips
    for brand new aspiring bloggers. Appreciate it!

    Also visit my web-site :: Natural Alpha XL Male Enhancement

  19. There is certainly a lot to find out about this topic. I like all the points you made.
    I truly appreciate this article post. Want more.
    you are really a good webmaster. The site loading pace is amazing. It seems that you are doing any unique trick. In addition, The contents are masterpiece. you have done a great task on this matter!

  20. Thank you so much with regard to giving my family an update on this topic on your blog.
    Please realize that if a completely new post becomes available or in the event that any alterations occur with the current post,
    I would want to consider reading a lot more and focusing on how to
    make good usage of those tactics you reveal.
    Thanks for your time and consideration of other people by making
    this website available.

    Look into my blog post Cool Portable AC Review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