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강,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 “시진핑의 홍콩 자치 파괴를 막는다”

우정엽 현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워싱턴소장. 위스컨신주립대 정치학박사.

1.들어가며

바이든 당선자가 정권 인수 작업을 진행해 가면서 그의 외교안보 인선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정부 당시와 차이는 그의 인선이 매우 예측가능한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원의원으로서, 그리고 오바마 정부의부통령으로서 일을 한 그의 경력은 우리가 그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그가 기용하기로 한 인사들, 그리고, 그의 행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들 모두 우리의 예측 범위에 있다. 문제는 이렇게 예측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응은 쉽지 않다는 점에있다. 특히, 우리가 생각하는 한미 동맹의 범위와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 동맹의 범위에서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동아시아와 한반도 정책과 관련하여 우리에게 주는 도전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한다.

2. 바이든 정부에서의 대북 정책

우선, 우리와 바이든 정부의 가장 큰 이견은 대북 접근법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더 낫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협상이 바이든 당선인이 이야기한 실무협상 위주 접근법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믿음, 둘째, 바이든 당선인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것이라는 생각, 셋째,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라인 구성 및 정책 검토에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협 상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 이 세 가지 이유였다. 아직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모습을 드러내기 이전이므로, 이러한 인식이 맞는 것인지 짚어보도록 한다. 첫째, 바이든 당선인의 소위 바텀 업 방식에 대한 비판적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실질적 결과를 도출했다는 상황판단에 근거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접촉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진전 가능성을 보인 것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부터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에 이르는 1년 정도 시기에 불과하다. 이 기간이 아닌 2017년 혹은 2019년 3월 이후의 상황을 살펴보자. 2017년에 미국은 오히려 최대의 압박을 기조로 삼는 정책을 추진했고,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매우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 했다. 2019년 하노이 이후, 판문점에서의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실무협상을 이야기 했고, 그 결과 2019년 10월 스톡홀름 협상이 열렸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끝을 맺었다. 이것을 보면, 미국의 대북 정책,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탑다운 접근법이 북한과의 협상이나 관계 진전을 이끌었다기 보다 북한이 협상에 나오겠다고 한 부분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진 주요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9년 하노이 이후에는 아무런 조건 없는 김정은과의 만남이 본인에게 정치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무협상을 계속해서 강조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에 트럼프가 낫다는 고정관념

둘째,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말한 것 때문에 대북 정책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은 역시 모순점이 있다. 2017년을 다시 돌이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sick puppy”라고 부르기도 하고, 북한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또 2017년 유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말하기 까지 했다. 이 역시 2018년 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 정상회담을 이루어 내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북 한이 진지하게 비핵화 협상에 나서겠다고 하고 어느 정도 진전을 보게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셋째, 2018년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미국은 대북 라인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었다. 당시 북한 정책 대표를 맞고 있던 조셉 윤 부차관보 는 사임한 상황이었고, 그 이후에 북한의 협상 의사가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 에게 전달되었다. 그래서, 싱가포르 회담 이전에 미국은 랜디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 성 김 주필리핀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국 담당관을 협상의 대표로 내보내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였고, 2018년 가을이 되어서야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하게 된다. 미국에서 북한과 협상을 위해 어떤 조직을 갖춘 후에야 북한과 협상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북한 정책도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이 협상을 하겠다고 할 경우, 바이든이 김정은에 대해 무슨 단어를 사용했건, 미국에 대북 라인이 갖춰지지 않았건, 미국은 어떻게든 협상을 이끌어 낼 팀을 만들어 보낼 것이다. 그렇게 쓸 수 있는 인재의 풀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보다 훨씬 많다고 볼 수 있다. 유일한 차이는 2019년 하노이 회담 이전에 제기되었던 것 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최종적으로 이끌어 낼 수 없는 합의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였는데, 하노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그러한 합의가 불가능하도록 기준을 세워놓은 셈이 되었다. 따라서, 2019년 하노이 이후 미국 행정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협상으로 복귀하게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무엇을 제공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아마도 우리와 바이든 정부의 의견이 갈리는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2018년 초 처럼 우리와 북한이 직접 소통하여 한국에게 의견 전달 역할을 요구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에 언제든 소통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러한 한국의 역할은 축소될 수 밖에 없고, 그것은 다시 우리의 입장에 대해 미국이 귀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3. 바이든 정부의 동맹 중시 정책

필자가 볼 때, 더 큰 과제는 중국에 대한 우리와 미국의 인식차이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11월 24일(현지시간) 새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안보팀은 “미국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세계에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며“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최강이라는 나의 핵심 신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동맹 중시는 단순히 동맹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맹들이 미국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고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중국을 전략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을 한국과 미국이 공유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우선, 우리에게 던져질 고민은 미국이 대중국인식과 관련하여 중국의 비민주적인 정치체제가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 문제 의 근본이라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추구하는 가치 자체에서 미국과 차이가 있다는 점 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 인민 해방군이 중국 민간 부문의 경제 활동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미국이 2차 대전 이후 확립해 온 자유민주주의적인 국제 질서에 순응하기 보다 거버넌스의 수준이 낮은 국가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그러한 질서를 오히려 중국이 추구하는 이익에 맞도록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올 8월 공개된 민주당 정강에서 민주당은 “우리는 전 세계의 우방 및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 혹은 국제규범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국가들을 강하게 대항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중국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동맹과의 연대를 강조한다. 정강에서는 “민주당의 대중국 인식은 미국의 국가적 이익과 동맹의 이익에 따라 설정되며, 우리 사회의 개방성, 우리 경제의 역동성, 우리의 가치를 반영한 국제 규범을 만들고 강화하는 동맹에 기초하는 미국의 힘에서부터 나올 것이다.”라고 하면서 “그러한 힘을 약화시키는 것은 우리를 ‘중국에 강하게’ 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에 주는 선물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2020년 민주당 정강 개정 “반중국 세계 연대” 공식화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중국 접근과는 다른 접근법으로 과거 정강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2008년, 2012년, 그리고 2016년에 채택된 민주당의 정강을 보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관계법 이행을 약속하며, 대만 국민의 바람과 최상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지지한다.”이라는 문구가 들어있었다. 이러한 민주당의 입장은 기존에 사용해 오던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이 들어있던 문장에서 “우리는 대만 관계법 이행을 약속하며, 대만 국민의 바람과 최상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지지한다”처럼 ‘하나의 중국’이라는 단어를 제외한 데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또, “우리는 전 세계의 우방 및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 혹은 국제규범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국가들을 강하게 대항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반 중국 연대를 공식화하 고 있다. 보다 더 구체적으로 민주당의 2020년 정강은 “홍콩의 자치를 파괴 하는 시진핑 주석과 함께하기 보다, 민주당은 그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위해 나설 것이다”라고 하면서 중국 정부의 홍콩 정책에 대해서 명시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후 민주주의 국가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공언하였다. 아직 그 참석 대상이나 어젠다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바이든 당선자가 그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더불어 그러한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미국의 대중국 인식이 부담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대중국 인식을 정책화 하는 과정에 있어서 동맹국과 파트너국 들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해 올 경우 우리의 입장은 어떻게 결정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 안보의 주축인 동맹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동맹과의 관계, 그리고 동맹 사이의 관계에 대해 보다 많은 정책적 노력이 기울여질 것이다. 이 차원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우선적으로 복원하려고 하는 부분은 한미일 3국 사이의 안보 협력이다. 한일간 역사 문제는 한일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 놓되, 한미일 안보협력은 그러한 역사문제와 무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4. 맺으며

미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과 중국의 전략적 대응에 따라 경로의 수정이 어느 정도 있을 수는 있지만 바이든 시대에 미국이 추진할 외교 안보 정책은 트럼프 시대와 비교하여 훨씬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예측 가능하다는 것과 우리의 대응이 수월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은 중국에 대해 동맹과 연대하여 대응하는 방안을 촉구할 것이고, 그 바탕에는 미국과 위협의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와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등을 고려하면 쉬운 선택이기 어렵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미 동맹과 미국이 추구하는 한미 동맹의 성격은 서로 다른 것으로 워싱턴에서 인식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한미동맹의 범위를 한반도로 한정하고자 하는 의견과 한반도를 넘어서는 한미동맹을 추구하는 의견이 서로 조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바이든 시대의 외교안보가 트럼프 시대 못지 않게 우리에게 도전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 우정엽

지구와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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