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관의 건강 코칭 – 근육은 ‘노화 방파제’ “건강 100세 위해 덤벨 하나 구입하시죠”

고종관 보건학 박사, 대한암협회 집행이사, 가천대 초빙교수, 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전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대표

인체 장기 중에 가장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근육’이다. 육체노동으로 땀 흘려 생계를 이어가던 시절에는 그래도 근육은 경제적 가치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제 근육은 장식품으로 전락(?)했다. 헬스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근육 만들기에 몰두하는 젊은이들조차 근육이 건강에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강에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근육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겪는 ‘장수시대’를 맞이하고부터다.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건강이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국가의료비 잠식의 유인이 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노화에 따른 ‘노쇠(Frailty,노인증후군이라고도 함)를 측정하는 평가기준과 도구가 개발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를 질병으로 인정하기에 이른다.

속근 소실되면 낙상 자주 발생

그렇다면 근육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근육은 골격을 잡아줌으로써 반듯한 몸을 유지하게 한다.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구부정해지면서 어깨가 안으로 말린다. 이렇게 되면 장기를 담는 바구니인 갈비뼈 안쪽 공간이 좁아져 간은 물론 심장과 위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또 척추는 인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돛과 같다. 척추를 바로 세우는 근육이 바로 배쪽 복근과 등쪽 근육인 등배근이다. 이들 근육이 앞뒤에서 팽팽히 잡아당겨줘야 자세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근육은 열량을 태우는 공장의 기능을 한다. 근육량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진다. 같은 시간, 같은 양의 활동을 해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근육량이 적고, 지방이 발달한 사람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표현이 빈말이 아니다. 중년이후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은 바로 이러한 기능을 하는 근육 감소로 인해 시작되는 것이다.

또 하나, 근육은 자동차로 말하자면 ‘차체’다. 차체가 튼튼해야 엔진을 비롯한 차량의 내연기관을 보호하듯 근육 역시 마찬가지다. 근육이 외부 충격으로부터 완충역할을 해야 외상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소중한 존재다. 근육은 크게 지근(적근)과 속근(백근)으로 나뉜다. 지근은 지구력을, 속근은 순발력을 필요로 할 때 사용된다. 이는 장거리와 단거리 선수의 몸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지근이 발달한 마라토너는 세장형, 그리고 100m 단거리 주자는 속근이 발달해 울퉁불퉁한 근육질이다. 따라서 보디빌더의 몸은 백근 즉 속근을 발달시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근보다 속근이 빨리 소실된다는 점이다. 노인들의 행동이 굼뜬 것은 인지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실은 속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순발력이 감퇴하니 작은 돌부리에 걸려도 균형을 잡지 못해 넘어지고,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재빨리 피하지 못해 큰 사고로 이어진다.

근육은 성인병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둘레가 43㎝ 미만인 사람은 60㎝ 이상인 남성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4배, 57㎝ 이상 여성에 비해선 5.4배 높았다.

운동하면 나이 들어서도 발달

근육 감소는 어쩌면 노화의 과정일 수 있다. 근육 생성을 도와주는 성장호르몬이 감소하고, 체내 단백질 합성능력과 단백질 흡수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 근육량은 중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70대엔 20대 대비 30%, 80세 이상에선 50%가 소실된다. 이른바 근육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근감소증(Sarcopenia)’이 진행된다.

근육 건강의 판단기준이 되는 ‘노쇠 증후군’은 다음 국제적인 기준 5가지 중 3가지에 해당될 때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①최근 6개월간 5㎏ 이상 체중 감소 ②팔·다리를 만지면 물렁물렁함 ③열다섯 걸음을 7초 안에 못 걸음 ④1주일에 3회 이상 심한 피로감 ⑤바깥출입을 거의 하지 않음 등이다. 이중 한 두 항목에만 해당돼도 ‘허약’으로 간주한다.

흥미로운 것은 근육은 나이가 들어서도 자극을 하면 성장한다는 점이다. 모든 인체 장기들이 퇴행을 해도 근육만은 노화과정을 역행할 수 있다. 예컨대 할머니가 무릎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지팡이 의존을 줄이고, 계단을 올라가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피곤함이 줄고, 혈당이 유지되며,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자세가 바르게 바뀌면서 모든 장기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면역력이 높아져 감기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말하자면 든든한 방파제가 해안의 침식을 막듯 ‘노화 방파제’가 바로 근육인 것이다. 근육을 단련하는 방법엔 왕도가 없다. 이른바 ‘저항 운동’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다.

다음은 미시간의과대학이 권하는 ‘Healthy Muscles’ 가이드.

1. 고혈압이나 심장병,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근력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의사와 상담할 것.

1. 안전하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피트니스 클럽의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을 것.

1. 워밍업을 잊지 말 것. 5~10분 걷거나 제자리 조깅.

1. 근육과 결합조직(인대·건 등)이 웨이트 트레이닝에 적응하려면 최소 2주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기간엔 감당할 수 있는 가벼운 덤벨을 드는 것부터 시작.

1. 천천히 그리고 근육이 움직이는 가동범위를 최대한 활용할 것. 근육 전체 길이를 사용해 천천히 반복하는 것이 짧은 가동범위로 빠르게 반복하는 것에 비해 효과적.

1. 적절한 호흡법을 배울 것. 무게를 밀어낼 때 숨을 내쉬고, 저항이 없을 때 들이 마신다. 단 어느 순간에도 숨을 멈추지 말 것,

1. 적응기간이 끝나면 8~12회씩 1~2세트 반복할 수 있는 무게를 선택. 노인이나 허약자, 저체중인 사람은 10~15회 반복할 수 있는 무게를 택함

1. 근력이 좋아지면 8회 반복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를 늘린다. 이렇게 12회까지 늘려 반복.

1. 근육강화와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 유산소 운동과 병행할 것

1. 운동부위는 1~2일 휴식을 취한다. 근육은 이때 성장하기 때문에 상체와 하체를 하루씩 걸러 번갈아 하는 것이 요령.

– 고종관 의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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